'1회 충격 퇴장'→LG 에이스의 진심 "두산 팬들 야유 이해, 무엇보다 허경민에게 정말 미안... 빠른 회복 기원" [잠실 현장]
에르난데스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 더블헤더 2차전에 8회 구원 등판, 3탈삼진을 곁들이며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팀의 2-0 승리를 지켜내면서 에르난데스는 한국 무대 첫 세이브를 챙겼다.
그런데 이날 에르난데스는 이보다 앞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다. 바로 기선 제압이 필요한 1차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발 투수로 등판했던 것.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뜻하지 않게 헤드샷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두산의 1회초 공격. 에르난데스는 선두타자 정수빈을 상대로 4구째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비록 안타는 허용했지만, 에르난데스의 구위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다음 타자 허경민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에르난데스가 던진 144km 속구가 허경민의 머리 쪽으로 향한 뒤 헬멧을 정통으로 강타했다. 허경민은 에르난데스의 투구에 맞자마자 그 자리에 쓰러진 뒤 고통을 호소하며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허경민이 쓰러지자마자 두산의 트레이너가 달려 나와 허경민의 상태를 살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타석으로 다가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고의는 결코 아니었다. 양 팀 선수들과 코치진이 나와 쓰러진 그의 상태를 지켜봤다. 투구한 에르난데스도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며 자책한 뒤 미안하다는 뜻을 표했다.
천만다행으로 허경민이 스스로 일어났다. 그러나 큰 충격을 받은 탓에 경기에 더 이상 뛸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고, 결국 대주자 전민재로 교체됐다. 에르난데스 역시 그라운드 밖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25번째 퇴장(선수 10번째, 헤드샷 8번째)이었다. 이날 에르난데스의 더블헤더 1차전 투구 수는 총 5개. LG는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이지강을 급하게 투입했으나 결국 1회에만 4점을 내줬고, 7-14로 패했다.
에르난데스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 시작 전 스스로 먼저 사과의 뜻부터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허경민에게 무엇보다 먼저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일부러 맞힌 건 아니었다. 의도치 않게 손에서 공이 빠졌는데, 불운하게 머리 쪽으로 향했다. 허경민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면서 다시 한번 연신 미안하다는 진심을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1차전 헤드샷 퇴장 직후 2차전 출전 생각 여부에 관해 "당연히 생각은 하고 있었다. 1차전에서 우리 팀의 불펜진 소모가 워낙 많았다.(총 10명 등판) 그랬기에 책임감을 갖고 다른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준비 중이었다. 2이닝 이상 던지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팬들의 야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에르난데스는 "그냥 경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상황이라 이해한다. 그래서 개의치 않고 그냥 투구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에르난데스는 LG가 올해 포스트시즌을 치를 때 불펜으로 출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에르난데스는 "사실 잘 모르겠다. 지금 일단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승리에만 집중하고 싶다. 그렇게 이기는 데 집중하면서 한 게임, 한 게임 승리하다 보면, 나중에 그 부분은 알아서 잘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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