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상들로는 마지막이 될 쿼드 4개국 정상회의, 북에 ‘강력한 메시지’ 보낸다는데…
미국과 호주, 일본, 인도 등 4개국(쿼드·Quad) 정상이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서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해 진행한 사전 온라인 브리핑에서 “(쿼드 정상들이 회의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서 특히 남중국해와 북한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표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이 미국의동맹인 필리핀과 직접 충돌을 이어가며 해상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최근 잇달아 오물풍선을 보내는 등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미국은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을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방문한 사진을 공개했고, 지난 18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여러 발 발사하는 등 도발의 강도가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당국자는 “쿼드 정상회의의 의제는 광범위한 전략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해양공간과 다른 곳에서의 경제적 측면을 포함해 중국에 대한 고려사항도 당연히 포함되지만, 북한과 다른 몇 가지 주요 고려사항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강력한 대중·대북 메시지)는 이러한 도전들에 대한 4개국 정상의 견해가 수렴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9일에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라 랩-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은 사전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과 북러 협력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쿼드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2년 전 동남아시아와 인도양, 태평양 국가 등을 상대로 출범시킨 ‘해양영역인식을 위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십(IPMDA)’ 확대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해양영역인식이란 안보·경제·환경 등 측면에서 해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인지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다.
윌밍턴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사저가 있는 곳이며, 그가 윌밍턴으로 외국 정상을 초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에 대한 ‘각별한 환대’를 보여주는 것인데 그만큼 쿼드 정상회의를 자신의 업적 가운데 하나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겨냥해 미국이 주축이 돼 만든 안보협의체인 쿼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장관급 회의체로 시작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정상급으로 격상됐다.
다만 기시다 일본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1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쿼드의 지속성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미 고위 당국자는 각국 리더십 교체 후 이 회의체의 지속 여부에 대해 “정상급 격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는 건 분명 사실이지만 이미 초당파적 역사가 있다는 것도 핵심”이라며 “(쿼드 정상회의가) 다음 장에서도 계속 번창할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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