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전 오늘]청주 들깨밭 속 알몸 사체… 범인은 '15년 지기 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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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9일 오전 6시 47분쯤.
A씨는 이혼 뒤에도 전 남편의 지인인 C씨와 꾸준히 교류를 가졌고 자신의 딸을 맡길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가 A씨의 아이를 학대했다는 험담은 사실 15년 지기 B씨가 의도적으로 남자친구 C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C씨가 예전에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사실을 A씨가 알고 있어 B씨에게 과거 연애 사실을 들키기 이전에 A씨를 죽이고자 '학대 험담'을 흘렸다는 황당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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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9일 오전 6시 47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시골길에서 20대 여성 A씨가 싸늘한 변사체로 발견됐다. 들깨밭에 놓여있던 여성의 시체는 실오라기조차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였고 얼굴엔 폭행 흔적이 가득했다. A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은 A씨의 15년 지기 친구인 B씨와 그의 남자친구인 C씨였다. A씨의 절친이자 연인인 이들은 어떤 이유로 A씨를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일까.
◇살인마로 변한 절친
사건 당시 22살인 A씨는 과거 이혼을 겪은 뒤 3살 딸을 양육하고 있었다. A씨는 이혼 뒤에도 전 남편의 지인인 C씨와 꾸준히 교류를 가졌고 자신의 딸을 맡길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C씨에게 들려온 이상한 소문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C씨가 A씨의 아이를 돌보면서 학대한다는 험담이 들려오게 된 것이다. C씨는 여자친구 B씨로부터 A씨가 '학대 험담'을 했다는 사실을 듣고 분노했고 이를 따지기 위해 18일 A씨에게 삼자대면을 제의했다.
다음날 C씨는 A씨와 여자친구 B씨를 차에 태웠다. 운전하는 과정서 A씨와 C씨의 말다툼이 벌어졌고 욕설까지 주고받는 큰 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C씨는 옥산의 들깨밭 인근 농로에 차를 세워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C씨는 폭행을 멈춰달라고 애걸하는 A씨의 부탁을 무시한 채 목장갑을 끼고 폭행을 이어 나갔다.
15년 지기 친구였던 B씨도 폭행에 가담했다. B씨는 차량에서 둔기를 꺼내 A씨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하기도 했다.
이윽고 A씨의 의식이 흐려질 때쯤 C씨는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자칫 살인미수로 큰 처벌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C씨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A씨를 살해하고 범행을 성범죄로 위장, 폭행 사실을 덮어버리겠다는 계획이었다.
C씨는 의식을 잃어가는 A씨에게 강압적으로 탈의하라고 협박했고 옷을 벗은 A씨를 농작물 지지대로 쓰는 철제 말뚝을 뽑아 추가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친구인 B씨는 남자친구 C씨에게 "춥다. 빨리 끝내고 가자"는 식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B씨와 C씨는 A씨의 시신을 인근 들깨밭에 유기하고 A씨의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모조리 챙긴 뒤 차량을 빌려 강원도 속초의 펜션으로 도주했다.
◇"남자친구에 과거 연애 들킬라… 시작된 살인"
이들의 잔혹한 범행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은 인근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된 A씨의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확인했고 CCTV로 C씨의 차량에 탑승하는 A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C씨를 용의자로 특정,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CCTV 분석 등으로 속초 펜션에 몸을 숨긴 B씨와 C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가 A씨의 아이를 학대했다는 험담은 사실 15년 지기 B씨가 의도적으로 남자친구 C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C씨가 예전에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사실을 A씨가 알고 있어 B씨에게 과거 연애 사실을 들키기 이전에 A씨를 죽이고자 '학대 험담'을 흘렸다는 황당한 이유에서다.
B씨와 C씨는 구속된 이후 유치장에서 4번에 걸쳐 은밀히 쪽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여자친구인 B씨는 C씨에게 "아름다운 20대 시절이 날아갔다. 사랑한다"라거나 "나를 배신하면 죽어 버리겠다"는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정황상 B씨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진술하지 말아달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B씨와 C씨에겐 모두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1심에서 C씨는 무기징역을, B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살해 동기가 사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다룬 사건 중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한 범행을 벌였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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