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깜빡?…`예방 필수` 치매 돌봄로봇까지 등장[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치매·간병보험, 유병자보험 보장 확대
매년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오는 2025년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가운데 노후 의료비 부담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200만원으로 10년 전보다 20%가량 부담이 커졌다. 일반 가구보다 노인부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낮아 상대적인 경제적 부담이 더 클 수 있을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치매는 여러가지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기억력 저하를 비롯해 다양한 인지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흔히 70대 이상의 고령자에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65세 미만에 발생하는 '초로기 치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소통 전문가로 알려진 스타강사 김창옥(50)씨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치매 의심 증상 소견으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뇌인지 검사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들었다"며 단기 기억 상실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도 예외 없다. 아직 치매 진행 속도를 좀 더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만 가능해, 이른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진행과 유병장수 추세 심화 및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 구성이 변화하며, 고령자 스스로 노후 간병을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94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2%를 차지했다. 내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 고령자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노령화지수는 165.4, 노년부양비는 25.8로 2015년(93.0, 17.5)보다 각각 77.8%, 47.4%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족의 세대 구성도 변화를 보인다. 1인가구의 비중이 지난 2010년 23.9%에서 지난해 35.5%로 급격히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2세대 이상 가구의 비중은 57.5%에서 43.0%로 감소했다.
노후 간병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치매 관련 관리 비용도 만만찮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946만명 중 약 98.4만명(10.4%)이 치매 환자로, 오는 2030년 142만명(10.9%)을 넘어 2050년 315만명(16.6%)을 넘을 전망이다. 특히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노인장기요양비, 간병·치료비 등)은 지난 2010년 1851만원에서 2022년 기준 약 2220만원으로 약 19.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더 커질 노후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련 보험 상품에 관심 가져보는 방법도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치매 관리 비용을 줄이고자 치매·간병보험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현재 보험사들은 다양한 치매·간병보험과 함께 유병자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주요 보장으로는 치매 단계별 보장 및 간병·생활 자금 지원이 있다. 발생률이 높은 경도치매부터 중증치매까지 단계별로 폭넓게 보장하며, 치매 등 질병과 함께 재해로 인한 간병·생활비를 지원한다. 관련 담보 중에선 치매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증치매에 대한 간병자금을 제공하는 보장이 있다. 3년 보증 지급으로 매년 생존 시 최대 30년을 지원한다.
보험사들은 치매 발병 전·후를 구분해 치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디지털 치료제 개발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치매 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치매 발병 전에는 건강 상담과 명의 안내 및 진료 예약 대행, 건강정보 안내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치매 발병 이후에는 치매 등급(CDR)에 따라 요양보호사 및 간병인 연계, 간호사 진료 동행, 차량 에스코트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해 치매 환자의 뇌를 자극하는 훈련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훈련 등 경도치매 환자가 중증까지 가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경도인지장애와 최경증치매 발생 시 치매 예방 관리를 위한 '돌봄로봇'을 제공하는 현물 특약을 선보인 보험사도 나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이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비교·선택해 노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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