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도전·3대 가족팀 참여…드론낚시, 대중 레포츠로 성장
김건호 2024. 9. 21. 16:29
‘2024 전국 드론 낚시&축구 대회’가 열린 경북 포항의 영일대 일대는 굵은 장대비 속에서도 드론 강태공들의 치열한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그간 꾸준히 대회에 문을 두드려온 참가팀들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령 드론 축구팀, 3대 가족 등 특색있는 팀들이 참여해 그 어느 때보다 대중 레포츠로 성장한 드론낚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21일 경북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전국드론낚시대회는 우천에도 불구하고 50개팀 150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했다. 참가자들은 진흙으로 변해버린 모래사장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가 하면, 외투가 비에 젖은줄도 모른채 드론낚시의 매력에 흠뻑 매료됐다.
이번 대회에선 지난 2019년 서울 한강 드론낚시부터 끈질긴 도전을 이어온 ‘안루사랑’의 안종현(45)씨가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안씨는 도루묵 등 총 8마리, 1131의 물고기를 잡아 2위인 쇼윙피니쉬팀(738g)과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4월 충남 태안 대회에서 갈매기와 드론이 부딪쳐 중도 포기했던 안씨는 이번 우승으로 불운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지난 대회들과 달리 홀로 참가해 오히려 드론낚시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열려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었다”며 우승요인을 분석했다.
경북 봉화에서 온 이상국씨 부부의 ‘블루스카이’팀은 딸과 사위, 두 외손녀가지 3대가 참가해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에서 열린 드론낚시대회에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쉽게 참여를 못 했다”며 “이번엔 딸과 사위, 두 외손녀까지 참가해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외손녀인 초등학생 홍이랑양도 “비는 왔지만 드론 낚시를 처음 접해보니 신기하고, 관심을 가지고 됐다”고 말했다.
또 평균연령 65세의 국내 최고령 드론 축구팀인 ‘화순유림어스’의 첫 드론낚시대회 참가도 눈길을 끌었다. 화순유림어스의 이병재(66)씨는 “팀원들 모두 농사 등을 하며 드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드론 축구를 주로 하지만, 이번 기회에 꾸준히 연습하며 드론낚시를 준비했고 향후 대회에 참가해 드론낚시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드론낚시대회는 회차를 거듭하며 가족과 친구, 동료가 한 데 모이는 연례행사가 돼가는 모습이었다.
낚시 경력만 약 50년이라는 배유수(68)씨는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드론낚시대회에 이어 이날도 아들 배성민(41)씨와 함께 ‘미꾸리’팀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각각 경북 의성군과 경산시에 따로 살고 있는데 드론낚시대회는 가족의 만남의 장이 됐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강태공인 아버지는 낚시 채비를 담당했고 평소 드론 비행이 취미인 아들은 조종을 맡았다. 이날 두 사람은 농어와 망둥어를 낚아 올렸다. 배유수씨는 “낚시가 취미인 우리 가족이 대회가 생겨 자주 다닐 수 있게 됐다”며 “드론과 낚시의 이색적인 조합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에서 온 ‘리넥트’팀 오호경(49)씨 가족도 드론낚시가 최근 새 취미가 됐다. 오씨는 9년 전부터 드론 레이싱을 해왔는데 드론낚시는 올해 4월 대회가 처음이었다. 이후 대회가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바다 여행을 갈 때마다 장비를 챙겨 틈틈히 연습했다고 한다. 이날은 아내 윤홍매(47)씨가 낚시대를 잡았고 오씨는 드론을 날렸다. 아들 오수빈(11)군도 입질을 살피는 나름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씨는 “목표는 우승이지만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내 윤씨도 “궂은 날씨지만 이런 상황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며 “또하나의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고등학교 동창 3명이 모인 ‘금오산’팀은 이번이 벌써 6번째 드론낚시대회 참가였다. 최근엔 거의 매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2등과 3등을 한번씩 했을 만큼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이날도 망둥어 네 마리를 한꺼번에 낚아 올렸지만 아쉽게 순위권 안에는 들지 못했다. 이날 드론 비행을 담당한 노병관(51)씨는 “(수상을 못해도) 이런 기회로 모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각지에 떨어져 사는 친구들끼리 모인만큼 오늘도 근처에서 회포를 풀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함께 하기 때문에 매 대회에 나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일년에 두 번씩은 참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건호·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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