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했던 前 주한미군 병사, 탈영 혐의로 징역 1년…"구금 기간 참작해 석방"

14개 혐의 중 탈영·부사관 폭행 등 5개 혐의 유죄 판결
지난해 주한미군으로 복역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 혐의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주한미군 복무 중 징계를 받고 본국으로 송환되기 직전 무단으로 월북한 병사가 미국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 이전부터 구금됐던 기간 등을 고려해 즉각 석방된 것으로 전해진다.

21일(현지시각) 영국 공영 BBC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 군사법원은 이날 탈영 및 부사관 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미 육군 이병 트래비스 킹(24)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초 킹 이병은 해당 혐의를 포함해 총 14개 혐의를 받았으나, 그가 탈영·부사관 폭행·상관에 대한 불북종 3건 등 5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나머지는 최종 기각됐다.

특히 법원은 킹 이병이 포트블리스 기지에 구금된 기간이 길고, 군인으로서 모범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참작해 그를 석방한 것으로 전해진다.

킹 이병의 변호인인 로젠블랫 변호사는 성명을 내어 "판사는 변론 협상 조건에 따라 킹 이병에게 징역 1년형과 병사(E-1)로의 강등, 모든 급여와 수당 몰수, 불명예 제대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킹 이병이 오랜 기간 구금돼 있었고, 좋은 행동을 한 점 등이 고려돼, 그는 이제 자유의 몸이 돼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킹 이병은 지난해 7월17일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던 중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혐의 등을 받았다.

당시 킹 이병은 한국의 한 술집에서 만취 상태로 몸싸움을 했고 이에 징계를 받고 수감됐다. 이후 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송됐지만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갑자기 달아났다.

이튿날 킹 이병은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여했고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킹 이병을 구금한 북한은 그가 "미군 내에서의 학대와 인종차별을 피해 망명해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북한은 킹 이병을 조사한 끝에 지난해 9월 스웨덴을 통해 석방 의사를 밝혔고, 그달 27일 중국 국경을 통해 킹 이병을 추방했다.

미국으로 귀환한 킹 이병은 즉각 포트블리스 기지에 구금됐다. 아울러 탈영, 아동 성 착취물 소지, 동료 군인 공격, 상관 명령 불복종, 주류 불법 소지, 거짓 진술, 경찰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판 기간 중 킹 이병은 자신이 주한미군으로서 복무하는 동안 업무적인 불만이 있었고, 월북하기 1년 전부터 탈영을 생각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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