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해인 "'꿈이야 생시야'했던 '베테랑2'…천만은 하늘의 뜻"
박정선 기자 2024. 9. 21. 14:24
영화 '베테랑2' 주연 배우 정해인 인터뷰
'레전드' 빌런 조태오 이어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
"부담됐지만, 연기와 순간에만 집중했다."
-류승완 감독은 현장에서 어떤 디렉팅을 했나.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기본적으로 박선우라는 인물이 가지고 가야 할분위기에 관해 이야기했다. 존재만으로 불쾌함을 줬으면 좋겠다였다. 근데 그게 배우들에겐 아니었다. 감독님에게만이었다. 초반엔 배우들에겐 티가 안 나야 하고 저와 감독님만 아는 수신호가 있었다. 박선우가 어딘가 모르게 이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과장되게 연기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전편이 워낙 흥행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부담감은 분명히 있었다. 전작이 워낙 잘 돼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캐릭터에 관해서는 부담 없었다. 1, 2편은 이야기가 다르고 전개 방식이 다르다. 빌런의 결도 다르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현장에 와서 분장하고 옷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서면 그 부담감은 느끼지 못했다. 연기에만 집중하고, 순간에만 몰두했다."
-조태오와 박선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조태오는 절대 악이다. 발산하는 불같은 성질의 빌런이다. 박선우는 악이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혼돈 그 자체다. 혼란과 혼돈 그 자체고, 굳이 설명하자면 차가움에 가깝다. 파란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선우의 전사를 생각했나.
"처음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님에게도 질문을 많이 했다. 어떻게 이 캐릭터를 빌드업하고 채워나가며 연기할지 질문했다. 그럴 때마다 그 순간에만 집중하고, 현상에만 집중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박선우란 인물에게 서사가 생길수록,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걷어내고 연기했다."
-박선우 행동의 동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박선우는 나르시시스트이기도 하고 소시오패스이기도 하다. 두 성향이 합쳐진 것 같다. 관종 기도 있고, 목적과 방향을 이루고자 상대방을 도구로 이용한다. 계획이 틀어지거나 맘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가 터져 나오는 반사회적인 면모도 있다. 사회성이 결여됐는데, 그걸 가면으로 숨기고 있다."
-분량이 적었는데도 '서울의 봄' 당시 이슈가 엄청났다.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더 이슈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 분량이 많았으면 그 정도의 이슈가 됐을까. 솔직한 마음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다시 그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갔다는 사실이 기뻤다. 유족 인터뷰도 봤다. 그 반응이 제일 좋았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작품에서 유니폼을 입으면 대박이 나는데.
"이상하게 나랏밥 먹는 작품이 사랑받았던 것 같다.(웃음) 기존에 갖고 있던 정해인이란 사람에 대해서 그런 이미지로 봐주시는 거 아닐까. 특별하게 뭘 한 게 없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게 많이 바뀌지 않을까."
-'베테랑2'는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고 연기한 건가.
"(3편이) 만들어진다면 발 빠르게 달려갈 거다.(웃음)"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에서도 활약 중인데, 정소민과 케미가 좋다.
"정소민과는 나이 차가 한살 밖에 안 난다. 설정상 소꿉친구이다 보니, 저희가 친해지지 않으면 불편한 모습이 나올 것 같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다 같이 친하게 지냈다. 둘 다 외향적인 사람은 아닌데, 내향인들이 친해지면 그 바이브가 있다. 너무 편해진 건 사실이고, 소꿉친구의 바이브가 나오게 됐다."
-정소민과 실제로 사귀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는데.
"그 정도로 케미가 좋았나 보다. 드라마 홍보 콘텐트가몇 개 있는데, 거기서 케미가 좋아 보인다는 말이 나와서 그러는 것 같다. 그만큼 현장에서 정말 케미가 좋았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CJ ENM
'레전드' 빌런 조태오 이어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
"부담됐지만, 연기와 순간에만 집중했다."
정해인 없인 '베테랑2'도 없다.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베테랑'은 많은 고민을 안고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이미 1341만 명의 관객을 만족시킨 전편을 뛰어넘어, 새롭게 차별화에 성공해야만 했던 과제를 안았다. 이 과제의 정답은 결국 정해인이었다.
정해인은 개봉 9일간 '베테랑2'를 관람한 500만 관객을 만족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2015년의 조태오를 넘어, 2024년의 빌런 박선우를 흥미롭게 담아냈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표정, 선과 악을 넘나드는 마스크, 누군가 특기를 물어보면 자신 있게 액션이라 답해도 될 정도의 열연까지. '베테랑2'를 통해 정해인은 터닝포인트를 제대로 맞이했다.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베테랑'은 많은 고민을 안고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이미 1341만 명의 관객을 만족시킨 전편을 뛰어넘어, 새롭게 차별화에 성공해야만 했던 과제를 안았다. 이 과제의 정답은 결국 정해인이었다.
정해인은 개봉 9일간 '베테랑2'를 관람한 500만 관객을 만족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2015년의 조태오를 넘어, 2024년의 빌런 박선우를 흥미롭게 담아냈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표정, 선과 악을 넘나드는 마스크, 누군가 특기를 물어보면 자신 있게 액션이라 답해도 될 정도의 열연까지. '베테랑2'를 통해 정해인은 터닝포인트를 제대로 맞이했다.
-고대하던 작품을 선보인다.
"설레기도 한데 심판대에 올라가는 느낌도 있다. 평가는 제가 하는 게 아니라, 관객 분들이 해주시는 거니까.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서, 실망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자신감도 있다."
-칸에서 먼저 영화를 봤을 텐데.
"칸에서는 긴장해서 제대로 영화를 못 즐겼다. 사운드가 좋은 곳에서 다시 보니 또 다르더라. 영화가 더 풍성해졌더라. 칸 극장은 큰데 사운드가 아쉬웠다."
-본인 모습이 어떻게 담긴 것 같나.
"감독님이 원했던 모습이 카메라에 잘 보인 것 같다. 현장에서 리액션을 줘서, 잘하려고 노력했다."
-처음부터 빌런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영화가 공개되면 아시겠지'라는 생각이 있었고, 제가 빌런인지 아닌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부터 감사한 일이다. 어느 정도 제가 인지도가 있어서 빌런이라고 생각하셨을 거란 걸 알고 있다. 더 신인이었으면 빌런이라는 생각을 안 하셨을 거다.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설레기도 한데 심판대에 올라가는 느낌도 있다. 평가는 제가 하는 게 아니라, 관객 분들이 해주시는 거니까.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서, 실망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자신감도 있다."
-칸에서 먼저 영화를 봤을 텐데.
"칸에서는 긴장해서 제대로 영화를 못 즐겼다. 사운드가 좋은 곳에서 다시 보니 또 다르더라. 영화가 더 풍성해졌더라. 칸 극장은 큰데 사운드가 아쉬웠다."
-본인 모습이 어떻게 담긴 것 같나.
"감독님이 원했던 모습이 카메라에 잘 보인 것 같다. 현장에서 리액션을 줘서, 잘하려고 노력했다."
-처음부터 빌런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영화가 공개되면 아시겠지'라는 생각이 있었고, 제가 빌런인지 아닌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부터 감사한 일이다. 어느 정도 제가 인지도가 있어서 빌런이라고 생각하셨을 거란 걸 알고 있다. 더 신인이었으면 빌런이라는 생각을 안 하셨을 거다.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류승완 감독은 현장에서 어떤 디렉팅을 했나.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기본적으로 박선우라는 인물이 가지고 가야 할분위기에 관해 이야기했다. 존재만으로 불쾌함을 줬으면 좋겠다였다. 근데 그게 배우들에겐 아니었다. 감독님에게만이었다. 초반엔 배우들에겐 티가 안 나야 하고 저와 감독님만 아는 수신호가 있었다. 박선우가 어딘가 모르게 이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과장되게 연기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전편이 워낙 흥행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부담감은 분명히 있었다. 전작이 워낙 잘 돼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캐릭터에 관해서는 부담 없었다. 1, 2편은 이야기가 다르고 전개 방식이 다르다. 빌런의 결도 다르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현장에 와서 분장하고 옷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서면 그 부담감은 느끼지 못했다. 연기에만 집중하고, 순간에만 몰두했다."
-조태오와 박선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조태오는 절대 악이다. 발산하는 불같은 성질의 빌런이다. 박선우는 악이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혼돈 그 자체다. 혼란과 혼돈 그 자체고, 굳이 설명하자면 차가움에 가깝다. 파란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선우의 전사를 생각했나.
"처음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님에게도 질문을 많이 했다. 어떻게 이 캐릭터를 빌드업하고 채워나가며 연기할지 질문했다. 그럴 때마다 그 순간에만 집중하고, 현상에만 집중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박선우란 인물에게 서사가 생길수록,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걷어내고 연기했다."
-박선우 행동의 동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박선우는 나르시시스트이기도 하고 소시오패스이기도 하다. 두 성향이 합쳐진 것 같다. 관종 기도 있고, 목적과 방향을 이루고자 상대방을 도구로 이용한다. 계획이 틀어지거나 맘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가 터져 나오는 반사회적인 면모도 있다. 사회성이 결여됐는데, 그걸 가면으로 숨기고 있다."
-액션이 거칠었다.
"액션은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힘들었던 건 추위다. 한겨울에 액션을 하는 게 뜻대로 되지 않더라. 너무 답답함도 있었다. 다행히 화면에는 잘 나온 것 같다.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출연 제의를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나나.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님에게 연락을 받았다. 카페에서 쉬고 있었는데, '재미난 걸 같이 해보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라고 하더라. 그 자리에 감독님이 있었고, '우리가 하려는 일이 '베테랑2''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간 게 아니다. 감독님 만났을 때도 시나리오가 완성본이 나온 게 아니었다. 그 자리에서 3시간 가까이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으로 대본을 안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역할을 정확하게는 몰랐다. 듣자마자는 기뻤고, 갑자기 몰려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근데 제가 하는 일이 부담이 안 되는 일은 없으니까. 너무 감사한 일인 거다."
-황정민은 어땠나.
"(황정민과의) 첫 촬영이 엄청 기다려졌다. 설렜고 약간은 두려웠다. 감사하게 첫 촬영 끝나고서, 황정민 선배님이 '가서 국밥에 소주나 한잔하자'고 하더라.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24시간 국밥집에 가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게 저에게는 감사한 기억으로 남았다. (황정민에게) 에너지를 받았다. 배우들은 자기 연기할 때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끄집어내서 열정적으로 연기한다. 상대방이 연기할 때는 살짝 힘을 빼기도 하는데, 황정민 선배님은 카메라에 안 걸리는데도, 제가 찍을 때 카메라 밖에서 열연하는 거다. 그런 걸 보면서 자신도 많이 반성했다. 연기를 저보다 한참 많이 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배웠다. 저도 30년 이상 연기를 한다면, 나중에 후배와 작품했을 때 저 모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정민은 '정해인이 국화 같다'고 칭찬하던데.
"선배님이 되게 솔직하다. 정도 많고 츤데레다. 툭툭 뱉는 것 같은데 그 안에 따뜻한 정이 있다. 엄청 섬세하다. 그걸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 정말 따뜻하다는 걸. 처음엔 어느 정도 겁먹고 들어왔다. 혼자만의 노파심이 있었는데, 그게 첫 촬영 날 바로 없어졌다."
"액션은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힘들었던 건 추위다. 한겨울에 액션을 하는 게 뜻대로 되지 않더라. 너무 답답함도 있었다. 다행히 화면에는 잘 나온 것 같다.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출연 제의를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나나.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님에게 연락을 받았다. 카페에서 쉬고 있었는데, '재미난 걸 같이 해보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라고 하더라. 그 자리에 감독님이 있었고, '우리가 하려는 일이 '베테랑2''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간 게 아니다. 감독님 만났을 때도 시나리오가 완성본이 나온 게 아니었다. 그 자리에서 3시간 가까이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으로 대본을 안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역할을 정확하게는 몰랐다. 듣자마자는 기뻤고, 갑자기 몰려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근데 제가 하는 일이 부담이 안 되는 일은 없으니까. 너무 감사한 일인 거다."
-황정민은 어땠나.
"(황정민과의) 첫 촬영이 엄청 기다려졌다. 설렜고 약간은 두려웠다. 감사하게 첫 촬영 끝나고서, 황정민 선배님이 '가서 국밥에 소주나 한잔하자'고 하더라.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24시간 국밥집에 가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게 저에게는 감사한 기억으로 남았다. (황정민에게) 에너지를 받았다. 배우들은 자기 연기할 때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끄집어내서 열정적으로 연기한다. 상대방이 연기할 때는 살짝 힘을 빼기도 하는데, 황정민 선배님은 카메라에 안 걸리는데도, 제가 찍을 때 카메라 밖에서 열연하는 거다. 그런 걸 보면서 자신도 많이 반성했다. 연기를 저보다 한참 많이 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배웠다. 저도 30년 이상 연기를 한다면, 나중에 후배와 작품했을 때 저 모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정민은 '정해인이 국화 같다'고 칭찬하던데.
"선배님이 되게 솔직하다. 정도 많고 츤데레다. 툭툭 뱉는 것 같은데 그 안에 따뜻한 정이 있다. 엄청 섬세하다. 그걸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 정말 따뜻하다는 걸. 처음엔 어느 정도 겁먹고 들어왔다. 혼자만의 노파심이 있었는데, 그게 첫 촬영 날 바로 없어졌다."
-동공 연기가 돋보였다.
"타이트한 앵글이 들어오다 보니까, 거울을 가장 많이 들여다본 작품이었다. 평소 거울을 잘 안 본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엔 중요했던 것 같다. 조금의 시선 처리와 방향과, 눈을몇 번 깜빡이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가까이서 거울을 보며 연기했다.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시선의 머무름이다. 분석하고 자료를 찾다 보니까, 사람을 몇 초 이상 쳐다보게 되면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
-류승완 감독은 어땠나.
"일도 영화 취미도 영화인 분이다. 영화를 소재로 감독님과 밤새 이야기할 수 있다. 열정이 어마어마하다. 웬만한 액션은 가능할 정도로 몸을 잘 쓴다. 저에게도 직접 자세를 보여주며 디렉팅을 줄 때가 있었다. 배우들이 가진 컬러와 장점을 알고 있어서, 그걸 끄집어내 줘서 감사하다. 배우들도 기분이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박선우는 어떻게 남았으면 좋겠나.
"궁금증이 나오는 캐릭터로 남았으면 좋겠다. '왜 저런 거지? 나쁜 사람은 왜 죽이고, 좋은 사람은 왜 죽이려고 한 거지' 이런 궁금증이 남았으면 한다."
-천만의 기운이 느껴지나.
"그건 하늘의 뜻이다. 지금부터라도 기도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하기도 한다. 스스로 기대하면 실망할 때 마음이 아프니까, 마음을 내려놓고 있다가 되면 기뻐하면 되는 것이고. 기대를 너무 하면 낙차가 너무 커진다."
"타이트한 앵글이 들어오다 보니까, 거울을 가장 많이 들여다본 작품이었다. 평소 거울을 잘 안 본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엔 중요했던 것 같다. 조금의 시선 처리와 방향과, 눈을몇 번 깜빡이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가까이서 거울을 보며 연기했다.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시선의 머무름이다. 분석하고 자료를 찾다 보니까, 사람을 몇 초 이상 쳐다보게 되면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
-류승완 감독은 어땠나.
"일도 영화 취미도 영화인 분이다. 영화를 소재로 감독님과 밤새 이야기할 수 있다. 열정이 어마어마하다. 웬만한 액션은 가능할 정도로 몸을 잘 쓴다. 저에게도 직접 자세를 보여주며 디렉팅을 줄 때가 있었다. 배우들이 가진 컬러와 장점을 알고 있어서, 그걸 끄집어내 줘서 감사하다. 배우들도 기분이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박선우는 어떻게 남았으면 좋겠나.
"궁금증이 나오는 캐릭터로 남았으면 좋겠다. '왜 저런 거지? 나쁜 사람은 왜 죽이고, 좋은 사람은 왜 죽이려고 한 거지' 이런 궁금증이 남았으면 한다."
-천만의 기운이 느껴지나.
"그건 하늘의 뜻이다. 지금부터라도 기도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하기도 한다. 스스로 기대하면 실망할 때 마음이 아프니까, 마음을 내려놓고 있다가 되면 기뻐하면 되는 것이고. 기대를 너무 하면 낙차가 너무 커진다."
-분량이 적었는데도 '서울의 봄' 당시 이슈가 엄청났다.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더 이슈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 분량이 많았으면 그 정도의 이슈가 됐을까. 솔직한 마음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다시 그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갔다는 사실이 기뻤다. 유족 인터뷰도 봤다. 그 반응이 제일 좋았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작품에서 유니폼을 입으면 대박이 나는데.
"이상하게 나랏밥 먹는 작품이 사랑받았던 것 같다.(웃음) 기존에 갖고 있던 정해인이란 사람에 대해서 그런 이미지로 봐주시는 거 아닐까. 특별하게 뭘 한 게 없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게 많이 바뀌지 않을까."
-'베테랑2'는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고 연기한 건가.
"(3편이) 만들어진다면 발 빠르게 달려갈 거다.(웃음)"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에서도 활약 중인데, 정소민과 케미가 좋다.
"정소민과는 나이 차가 한살 밖에 안 난다. 설정상 소꿉친구이다 보니, 저희가 친해지지 않으면 불편한 모습이 나올 것 같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다 같이 친하게 지냈다. 둘 다 외향적인 사람은 아닌데, 내향인들이 친해지면 그 바이브가 있다. 너무 편해진 건 사실이고, 소꿉친구의 바이브가 나오게 됐다."
-정소민과 실제로 사귀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는데.
"그 정도로 케미가 좋았나 보다. 드라마 홍보 콘텐트가몇 개 있는데, 거기서 케미가 좋아 보인다는 말이 나와서 그러는 것 같다. 그만큼 현장에서 정말 케미가 좋았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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