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의료 대란 없었던 이유…“응급실 의사 70%,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

박병률 기자 2024. 9. 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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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사 10명 중 7명은 추석 연휴 전후 일주일간 12시간 넘게 연속으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시간 넘게 계속해서 근무한 경우도 17%나 됐다. 총근무시간이 100시간이 넘은 의사도 있었다.

오랜 시간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근무를 하면 의사의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져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국 34개 수련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에게 추석 연휴가 포함된 이달 13∼20일 근무 현황을 물은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전의교협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정부 평가와는 별개로 국민들에게 응급실의 정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13일 오전 7시부터 20일 오전 7시까지 최대 연속 근무 시간을 묻자 응답자 중 62명(69.7%)이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5명(16.9%)은 16시간 이상, 3명(3.3%)은 36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전의교협은 수면 후 깨어 있는 시간과 업무 수행 능력을 비교한 그래프를 소개하며 “깨어난 후 16시간이 지나면 업무 수행 능력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잠에서 깨어난 후 20시간이 지난 후의 근무는 음주 상태에서 환자를 보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 중 28명은 이 기간 총 48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9명은 64시간 이상, 3명은 104시간 이상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 의향을 묻자 46명(51.7%)이 실제로 그만둘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 복귀가 무산될 경우에는 55명(61.8%)이 사직할 거라고 했다.

전의교협은 “불통과 무능력, 무책임한 정부의 의료 정책은 전공의와 학생뿐만 아니라 전문의들마저 병원과 학교를 떠나게 할 것”이라며 “정부는 눈앞에 다가와 있는 의료 붕괴의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석 연휴인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응급실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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