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현 경영진 지지” VS “이사회 기능 심각하게 훼손”
MBK “이사회, 최 회장 제대로 견제 못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고려아연의 사외이사들이 나서 MBK와 영풍에 반기를 들었다. 최윤범 회장 및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동시에 사모펀드의 적대적 M&A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에 MBK파트너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격에 나섰다. 사외이사진이 최 회장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주말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은 입장문을 통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에 반대,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사외이사진은 성용락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김보영 한양대 경영대 교수, 이민호 전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권순범 전 대구고검장, 서대원 전 국세청 차장, 황덕남 변호사로 구성됐다.
이들 사외이사진은 “이번 공개매수 시도는 국가 기간 산업인 비철금속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을 노린 사모펀드의 적대적 M&A”라며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은 오랫동안 회사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이끌어 왔으며, 이해 관계자의 기대와 가치에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경영을 해왔다”며 “장기적인 안목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고려아연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투기 자본으로,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보다는 핵심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다”며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고려아연의 구성원과 지역 사회 및 이해 관계자들은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사외이사진은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들은 “영풍은 최근 중대재해 사고로 대표이사 2명 전원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전혀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환경오염 사고로 인해 환경부로부터 받은 영업 정지 처분 취소 소송 1·2심에서 모두 패소하는 등 회사 운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와 대규모 적자로 독자적인 생존 능력 없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MBK파트너스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입장문을 낸 고려아연 사외이사진이 그동안 사외이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은 근본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했고, 고려아연의 이사회 기능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청호컴넷의 사외이사도 맡은 적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호컴넷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운영했던 회사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 체제에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여러 펀드에 출자했고 그 중 한 개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어, MBK파트너스는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했다면 원아시아에 대한 5600억원 출자,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를 5800억원에 인수한 것은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가격이 2021년 매출액 29억원의 200배를 넘는다며,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당시 이그니오의 기존 주주가 가진 트레이딩 부문의 자산도 함께 취득했기 때문에 인수 금액이 매출액의 200배가 아닌 9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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