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정민 "'베테랑2'의 분명한 장점, 알아주실 거라 믿어요"

박정선 기자 2024. 9. 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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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2' 선보인 배우 황정민 인터뷰
전편 이어 속편까지 9년이나 걸린 이유
관객 무장해제 시키는 새 파트너 정해인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돈은 없지만 '가오'는 있는 서도철 형사가 9년 만에 돌아왔다.

어이가 없다던 조태오는 가고, 더 무섭게 돌아버린 자 박선우와 함께 관객 곁에 돌아온 영화 '베테랑2(류승완 감독)'의 황정민이다. 9년 만에 속편을 내놓으면서, 더 강력해진 액션으로 무장해 개봉 9일 만에 5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장윤주, 오달수 등 강력범죄수사대 멤버 그대로 다시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새로운 빌런 정해인의 합류로, 9년 전의 영광을 다시 한번 화려하게 재현하고 있다.

"영광이고, 행복했다"는 배우 인생 최초의 속편을 들고, 황정민은 지금 흥행 질주 중이다.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베테랑2'가 개봉한다.
"너무 떨린다. 이만큼 했으면 덜 떨릴 것 같은데, 영화 처음 하는 사람처럼 떨린다. 특히나 '베테랑'은 제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아끼는 작품이다. 1편을 만들게 된 계기가 기억난다. 제가 '신세계'를 찍고 있었고, 감독님은 '베를린'을 찍다가 우연치 않게 인천에서 만났다. 얼굴이 너무 야위었더라. 친하니까 했던, '우리끼리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봅시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영화가 뭘까'라고 이야기를 나눈 게 '베테랑'이다. 낄낄대며 만들었다. 복에 겹게 너무 많은 관객 분들이 봐주셨다. 그때 느꼈던 에너지를 고스란히 잘 간직하고 있다. 2편도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말 남 일 같지 않은 작품이다."

-2편이 나오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가 있나.
"감독님 탓으로 돌리겠다.(웃음) 농담이고, 1편 자체가 워낙 너무 잘 되다 보니, 저희가 뭔가를 추스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감독님 입장에서도, 제 입장에서도, 1편의 에너지를 가지고 2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새로운 걸 관객들에게 늘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적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게다가 다음 작품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을 다시 하기가 힘들었다."

-배우들과 다시 만나니 어땠나.
"너무 행복했다. 촬영 전에 한 번 식사를 같이 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반가웠다. 현장에서 보니까 1편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2편에서는 굳이 이야기할 필요 없이 영역 안에서 각자 잘 움직여주더라. 첫 촬영이 국과수 복도를 걸어가면서 명찰을 매는 신이었는데,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데 1편의 느낌이 났다. 크게 변하지 않고, 꼭 1편을 찍는 듯한 느낌이었다. 굉장히 묘했다."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서도철에게 애정이 각별하다고 말했는데.
"(서도철은) 남자가 봤을 때 되게 매력 있는 사람이다. '츤데레'가 분명히 있다. 말은 걸걸하게 하지만 속정이 깊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투철한 정신을 갖고 있다. 내 주위에 이런 사람 한 명 있으면 든든할 거 같은 인물이다. 그런 어른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지 않나. 후배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선배이고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이 서도철과 닮았다'고 했다.
"제가 연기했으니 닮은 면이 있긴 하겠다. 근데 서도철은 겁이 없지만 저는 겁이 많다. 삶을 잘 살려고 하는 부분에서는 닮은 것 같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닮았다."

-액션이 더 거칠어졌는데, 연기하며 달라진 점이 있나.
"당연히 달라졌다. 그때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들다. '더는 액션 연기를 못하겠다'는 말을 농담 삼아 한다. 감독님이 머릿속으로 짜놓은 액션이 안무 같은 합이다. 무작정 액션을 하는 게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톱니바퀴 같았다. 오히려 편했다. 배우들이 할 게 있고 하지 않아도 될 게 있다. 어렵지 않았다. 남산 계단 같은 경우는, 실제 계단이 아니라 어린이집 가면 있는 푹신한 그런 계단이다. 전혀 다치지 않았고, 안전하다. 놀이처럼 장난스럽게 보이는 거다. 근데 관객들은 '너무 아프겠다'고 상상하시더라."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정해인은 어땠나.
"해인이가 나오면 모든 관객이 다 무장해제되니까. 하하하. 그건 '서울의 봄' 때도 느꼈다. 그 친구가 가진 묘한 매력이 있다. 분명히 그 매력이 충분히 발산된 것 같다. 그게 빌런, 악역으로 또 다른 연기를 하다 보니 더 좋은 에너지가 된 것 같다. 저는 너무 행복하다. 같은 작품에서 저와 같이 작업한 친구들이 칭찬받으면 저까지 칭찬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흥행 부담이 없을 수 없다.
"1편은 1편이었고, 2편으로서의 분명함이 있다고 본다. 관객 분들이 이 장점을 충분히 아실 거라고 믿는다. 에너지가 입소문으로 퍼져서 잘될 거라고 본다."

-'부당거래'에 이어 '베테랑' 시리즈까지, 류승완 감독의 형사물을 하는 재미가 있나.
"감독님은 만능 이야기꾼이다. 머릿속에 진짜 영화밖에 없다. 집요하게 영화를 생각하고 고민한다. 쉴 때도 영화만 생각한다. 취미도 영화 보는 거다. 그런 부분을 존경한다. 삶이 영화다. 거기에 제가 영화 친구로서 동료가 된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작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재미있다. '베테랑'이 아닌 다른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계속해서 같이 작업하고 싶다."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3편을 예고하는 쿠키가 있었다.
"3편에 관해 이야기가 된 건 아직 없다. 지금이 잘돼야 뭔가 할 수 있는 거다. 일단 잘 되면, 3편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말씀드리겠다."

-1편으로 연기를 시작한 장윤주가 이제는 베테랑이 됐다.
"워낙 톱 모델이지만, 배우로서 첫 시작이 '베테랑'이었고, 배우로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이 진짜 대단하다고 본다. 이번에 2편 할 때도 '대단하다'고 이야기했다. 자기 몫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같이 밥 먹는 신에서 정해인과 닮은꼴 대화가 거의 애드리브였다. (그런 애드리브가 나올 수 있는 내공은) 그게 쉽게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연기하는 이유가 있나.
"제 직업이다. 저는 광대다. 늘 열심히 작품을 해서, 관객 분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면, 관객 분들이 제 작품을 골라 먹는 재미를 주는 게 제 몫이다. 잘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열심히 하는 거다."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베테랑2'가 필모그래피 최초의 속편인데.
"속편을 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었다. 1편 찍을 때도 '리썰웨폰' 이야기를 했다. 배우가 시리즈물을 갖는다는 건, 필모그래피에서 있을까 말까 한 이야기다. 저에겐 이게 첫 시작이었는데, 영광이고 행복했다."

-이번 작품도 1000만 관객을 모을 수 있을까.
"그게 진짜로 너무너무 어려운 숫자다. 될 수가 없는 거다. 원한다고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좋겠다, 일단."

-금주 결심을 지키고 있다고.
"얼굴이 하얘져서 화제더라. (붉은 피부의 원인이) 술이었구나.(웃음) 나름대로 열심히 잘하고 있다. 금주한 지 6개월 됐다. 신체적으로 바뀐 걸 체감한다. 이건 말로 설명이 안 된다."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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