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광입니다” 한준수가 고맙게 부른 그 이름… KS 우승, 함께 완성을 꿈꾼다

김태우 기자 2024. 9. 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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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KIA 선수단 최고의 수확 중 하나인 한준수는 팀 선배인 김태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KIA타이거즈
▲ 한준수는 올해 김태군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다며 고마워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수는 한 번에 크기가 어렵다. 애당초 일주일에 6경기 모두 나서기 어려운 포지션인 데다 투수·타자·주자, 그리고 경기에 대한 경험이 많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이게 한 번에 머릿속에 다 들어갈 수는 없다. 그래서 포수를 키우는 건 선수의 자질은 물론 구단과 벤치의 전략도 굉장히 정교해야 한다.

KIA는 올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근래 들어 포수를 잘 키우지 못해 트레이드로 ‘연명’해야 했던 KIA는 한준수(25)의 등장에 활짝 웃었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8년 KIA의 1차 지명을 받은 로컬보이인 한준수는 올해 개인 경력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며 1군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기대주였을 뿐 정작 1군에서는 뭔가 검증이 된 것이 없었던 한준수는 올해 찾아온 기회를 완벽하게 잡으며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떠올랐다.

한준수는 20일 현재 시즌 109경기에서 타율 0.304, 7홈런, 4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7을 기록하며 공격형 포수로 클 수 있다는 평가를 증명하고 있다. 수비도 경기에 나서면서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포수 마스크를 쓰고 574⅓이닝을 소화하며 실책은 세 개만 기록했다. 수비율 자체가 높았다. 앞으로 경험이 쌓이면 블로킹이나 도루 저지 모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한준수도 자신이 올해 쌓은 기록을 보면 뿌듯한 느낌이 있다. 그러면서도 잊지 않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팀 선배인 김태군(35)이다. 지난해 비FA 다년 계약을 한 김태군은 올해 팀 주전 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내내 한준수와 출전 시간을 나누며 팀 안방을 지켰다. 한준수는 김태군이 없었다면 자신의 올해 1군 연착륙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배를 치켜세웠다.

한준수와 김태군은 서로 다른 구석이 조금 있다. 한준수는 상대적으로 공격에서, 김태군은 상대적으로 수비에서 강점이 있다. 한준수는 좌타자, 김태군은 우타자다. 이에 이범호 KIA 감독은 상대 선발의 유형에 맞춰 두 선수를 나눠 투입하고, 두 선수의 장점을 보고 상황에 맞게 투입했다. 한준수는 올해 303타석, 김태군은 267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군이 629⅔이닝을 소화했고, 한준수가 574⅓이닝을 책임졌다. 이렇게 끝나고 보니 김태군의 경험을 이용하면서도, 한준수의 장점을 이용하고 경험을 쌓게 하는 포수 육성의 ‘황금 비율’이 만들어졌다.

김태군이 있어 한준수도 성공 확률이 높은 시점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태군이 없어 풀타임 주전으로 뛰었다면 더 많은 약점에 노출되고, 경기력이나 자신감이 더 떨어질 수도 있었다. 가뜩이나 날이 더웠던 올해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김태군도 한준수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준수는 “선배님이 계신 게 나한테는 진짜 영광이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선배님은 많이 경험을 해보셨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게 빠졌을 때, 선배님이 거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 그것도 생각하다보니 이렇게 좋은 경험이 쌓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진짜 좋은 선배님이시다. 시너지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 7년 전 고등학생 신분으로 잠실구장에서 KIA를 응원했던 한준수는 이제 큰 무대의 주인공을 꿈꾼다 ⓒKIA타이거즈

한준수는 “(올해 풀타임을 뛰었다면) 아마 어려웠지 않나 생각한다. 또 좋은 선배님들이 많으시니 많이 말씀을 해주셨고, 나한테는 도움이 됐다”면서 올 시즌 성적의 공을 주위에 돌렸다.

이제 마지막 대업만 남은 KIA다. 지난 9월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는 이제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세 명의 포수가 엔트리에 승선할 전망인 가운데, 한준수 김태군의 이름이 적힐 것은 확실시된다. 처음으로 큰 무대에 나서는 한준수도 설렌다. 한준수는 “나는 정말 행운인 것 같다”면서 “2017년 우승 당시에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4차전인가 잠실야구장에 와서 봤었다”고 웃었다. 7년 전 아마추어 선수로 이 무대를 동경했던 그 학생이 이제는 그라운드 위에, 좋은 선배와 함께 선다. 두 포수가 KIA의 안방을 철통같이 지키며 정규시즌 때 그랬던 것처럼 한국시리즈 우승도 합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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