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음질·화질 난리난다는 전원선 끝 검은 원통…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홍성윤 기자(sobnet@mk.co.kr) 2024. 9. 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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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TV의 화질이 좋아지고, 앰프의 음질이 향상되고 잡음이 사라지며, DMB 안테나 수신율이 올라가고, 차량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의 간섭이 줄어들고, 인터넷 속도도 빨라진다.

불필요한 신호가 걸러지고, 전자기기 간 간섭으로 인한 성능 저하를 방지하다 보니 위에서 언급한 무안단물급 간증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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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사전 - 36] 노트북 전원케이블 줄에 달린 원통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 야심찬 발명과, 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 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그거사전]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페라이트 코어의 노이즈 감쇄 효과는 가장 우수하며, 이것은 과학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반박 시 내 말이 맞는다. [사진 출처=아마존]
명사. 1. 페라이트 코어, 노이즈 필터 2. (美) EMC 코어, 페라이트 비드, 페라이트 초크(choke) 【예문】페라이트 코어를 통한 음질 향상은 팩트다. 수력발전소 드립과 비교하지 말아다오.

페라이트 코어(ferrite core)다. 노트북을 비롯해 전자기기의 전원선을 살펴보면 케이블 끝부분에 원통 같은 부분이 있는데 요게 페라이트 코어다. 케이블을 감싸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고 고주파 노이즈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TV의 화질이 좋아지고, 앰프의 음질이 향상되고 잡음이 사라지며, DMB 안테나 수신율이 올라가고, 차량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의 간섭이 줄어들고, 인터넷 속도도 빨라진다. 수소수 아니다. 무안 단물도 아니다. 페라이트 코어다.

한 오픈마켓 판매자는 냉장고, TV, 라디오, 보온밥통, 비데(!) 등에도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1개보다는 2개, 2개보다는 3개를 달면 효과가 증대된다고도 한다. 놔두면 곱게 갈아서 물에 타서 장복하면 잔병 없이 장수한다고 할 기세다. 불법 다단계 판매업체가 옥장판을 팔아먹을 때 하는 논평 같지만, 놀랍게도 물에 타서 먹으면 장수한다는 것만 빼놓고 다 사실이다.

페라이트는 자성을 띤 세라믹의 일종이다. 산화철 가루(철분)에 망간·구리·니켈·마그네슘 등 다양한 원료를 섞어 고온 고압 처리해 만드는 자석의 일종이다.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쉽고 저렴한지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냉장고에 붙이는 장식용 소품, 마그넷에도 페라이트 자석이 쓰인다.

일반적인 페라이트 코어. 플라스틱으로 된 원형형 케이스 안에 페라이트가 들어있다. 중앙으로 케이블을 통과시킨 후 닫으면 끝. [사진 출처=미스미]
페라이트 코어는 플라스틱으로 된 원통형 케이스 안에 도넛 모양의 페라이트 물질이 들어있어 케이블 등을 감쌀 수 있게 돼 있다. 영미권에서는 페라이트 비드(bead)란 명칭이 더 일반적이다. 실에 꿴 구슬을 연상시키기 때문. 원리는 페라이트의 자성으로 케이블에 흐르는 신호 속 노이즈를 제거하고 전자기적 간섭을 일으키는 고주파를 차단하는 것. 불필요한 신호가 걸러지고, 전자기기 간 간섭으로 인한 성능 저하를 방지하다 보니 위에서 언급한 무안단물급 간증이 나오게 된다.

별도로 판매하는 탈착형 페라이트 코어의 원통형 케이스 내부 공간은 여유가 좀 있는 편인데, 케이블을 몇 번 감아서 통과시키면 그 횟수의 제곱에 비례해 노이즈 차단 효과가 더 커진다. 케이블 가운데가 아닌 연결 단자 근처에 감아서 사용한다. 만능은 아니다. 오디오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 페라이트 코어가 오히려 소리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작작 하자. 진지하게 답해주자면, 좀 여유 있는 크기의 페라이트 코어를 구매해 케이블을 몇 번 감아서 단자부 근처에 하나만 쓰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기기와 케이블의 상태에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검증된 기술과 저렴한 가격(개당 몇백원 수준이다)으로 확실히 효과를 보는 방법이다 보니 페라이트 코어의 성은(聖恩)을 입으면 다시는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페라이트 코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한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실은 나온 적 없다)
  • 다음 편 예고 : 청바지 주머니 속 작은 주머니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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