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진하는 청춘의 의협심…김우빈이라 더 매혹적인 액션, '무도실무관' [주말 뭐 볼까 OTT]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영화 '무도실무관'은 낯선 직업인 무도실무관의 세계를 들추며 김우빈의 화려한 액션을 화면에 펼쳐낸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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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김우빈)는 출세와는 거리가 먼 젊은이다. 평소 친구들과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아버지가 하는 치킨집 배달 일을 하며 산다. 취업에 대한 열망이 딱히 없는 듯한 그는 태권도와 유도, 검도를 합해 9단이다.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무술을 열심히 배운 건 아니다. 그저 좋아서다. 정도는 좋아하는 일이라면 돈을 손에 크게 못 쥐어도 열의를 다한다. 그런 그가 인생을 바꿀 사건과 마주한다.

①전자발찌 찬 전과자를 감시하라

이정도는 또래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청년이나 의협심과 무술 실력이 남다르다는 특징을 지녔다. 넷플릭스 제공

정도는 배달 나갔다가 경찰인 듯한 이를 도운 후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된다. 무도실무관으로,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를 24시간 감시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출동하는 일을 한다. 의협심 넘치고 무술 실력이 남다른 정도의 적성에 맞을 일이다. 보호관찰 업무 팀장인 김선민(김성균)은 정도의 재능을 알아보고 합류를 제안한다. 정도는 무도실무관으로 일하며 보람과 재미를 한꺼번에 느낀다. 그로선 천직을 만난 셈이다.

정도가 가는 길이 순탄할 리 없다. 범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전과자들을 상대해야 하니 험한 일이 이어질 수밖에. 정도는 아동성폭행범으로 악명 높은 강기중(이현걸)이 출소하며 무도실무관으로서 첫 위기를 맞는다.

②낯선 직업, 선명한 선악 구도

악명 높은 아동성폭행범 강기중이 출소하면서 정도와 동료들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보호관찰관은 익숙해도 무도실무관은 낯선 호칭이다.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은 2인 1조로 움직이며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를 통제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의 세계를 바탕으로 하나 이야기는 선명한 선악 구도 위에서 전개된다. 무도실무관은 힘으로만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갱생하고 싶으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과자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감정노동에 나서기도 한다. 인력 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리거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영화는 직업의 애환을 슬쩍 보여주며 액션에 집중한다. 정도가 동료들, 친구들과 천인공노할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모습을 화면에 펼쳐내며 시선을 모은다. 드론이 흉악범 검거에 한몫하는 장면 등에서 연출의 재치가 드러난다.

③새 K액션히어로 김우빈

김우빈은 정도를 통해 새로운 액션 스타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이야기가 단순하다고 하나 캐릭터는 단면적이지 않다. 정도는 직진하는 청춘의 의협심을 호쾌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웃의 불행에 분노하고 행동에 나서는 순수함이 비정한 세태 속에서 비현실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김우빈의 선한 눈동자와 단호한 몸놀림으로 설득력을 얻는다.

신장 188㎝인 김우빈은 평소 체중에 8㎏을 더해 위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태권도와 유도, 검도를 동시에 익혔다. 정도가 절정 부분에서 기중과 벌이는 몸싸움은 처절하고 아찔하나 종국에는 카타르시스로 이어진다. 새 K액션히어로의 탄생이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뷰+포인트
영화 ‘청년경찰’(2017)로 관객 565만 명을 모은 김주환 감독의 신작이다. 후속작 ‘사자(2019)와 ‘멍뭉이’(2023)로 신통치 않은 반응을 얻어서일까. 김 감독은 자기가 가장 잘 풀어내는 이야기와 화법으로 관객을 매혹하려 한다. ‘청년경찰’처럼 액션의 방향을 흉악범으로 명확히 지정하고, 통쾌한 타격감을 확연히 전하려 한다. ‘청년경찰’의 반복이라는 말은 아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더 깊어졌고, 액션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김 감독의 진화로 받아들일 만하다. 지난 13일 공개돼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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