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의 택스토리] 이혼 하면서 집 줄 땐…'재산분할'로 해야 양도세 안 낸다
이혼 때 재산을 나누면서 세금문제를 정리하지 못해 나중에 세금폭탄을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부 공동명의로 부동산 취득하게 되면 이를 양도할 때 세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아파트 2채와 상가 등 여러 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김부자 씨는 아내와 이혼하면서 아이들을 아내가 맡는 조건으로 아파트 1채와 상가의 소유권을 아내 명의로 이전해 줬다. 대가를 받고 소유권을 넘긴 게 아니어서 양도소득세는 납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세무서로부터 약 2억원에 상당하는 양도세 고지서가 발부됐다. 대가없이 소유권을 이전했는데, 왜 양도세가 과세될까.
국세청이 '2024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를 위한 세금절약 가이드Ⅱ'에서 김 씨의 과세에 대해 내놓은 답은 "소유권이전 등기원인이 '이혼위자료 지급'일 경우, 아파트와 상가 모두 양도세 과세대상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이혼 때 부부 쌍방간 합의, 법원의 확정판결에 근거해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이에 갈음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는 것은 자산의 양도로 본다는 의미다. 따라서 양도세를 내야 한다. 단 이전해 주는 부동산이 1세대1주택으로써 비과세 요건을 갖춘 때에는 양도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재산분할에 의한 소유권 이전'은 다르다.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의 지분을 나누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양도 및 증여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과세 대상이 아니다.
여기서 팁 하나 추가. 이혼한 김부자씨의 전 배우자 입장에서는 재산분할이 아닌 이혼위자료 방식이 되레 절세에 유리할 수 있다. 재산분할은 기존 소유자의 부동산 취득가액과 취득 시기를 그대로 인정하지만, 위자료는 현 시세 및 등기 접수일을 기준으로 한다. 재산분할의 취득가격이 위자료 명목보다 더 낮아 나중에 전 배우자가 아파트 1채 등을 팔게 되면 양도차익이 더 커진다. 양도세 부과금액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요즘엔 신혼부부들도 전세사기 등을 우려해 대출을 안고서라도 소형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한다.
이때 하는 고민 중 하나가 공동명의 문제다. 부동산 공동명의가 보통 절세에 유리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부동산을 공동명의로 하면 절세혜택을 볼 수 있는 이유는 현행 세법이 대부분 초과누진세율제도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과세표준이 클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공동명의를 이용, 과세표준을 낮추면 절세효과가 생긴다.
대표적으로 양도소득세는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들어, 5년 전에 10억원에 취득한 상가를 20억원에 양도하는 경우, 단독명의는 3억7500만원 정도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만약 부부 공동명의라면 각각 1억6800만원으로 약 3900만원 절감된다.
다만 남편 혹은 아내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을 공동명의로 전환했을 때는 잘 따져봐야 한다. 명의 이전 때 취득세가 부과된다. 아내 혹은 남편에게 지분 2분의 1을 이전할 경우, 지분 취득일 변경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계산하기 위한 보유기간이 줄어든다. 특히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경우, 최대 80%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도 주택 보유기간, 연령 등을 여러 가지 조건을 감안해 따져 봐야 한다. 공동명의가 절세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종부세는 양도세와 다르게 공동으로 소유한 경우, 각자가 그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본다. 1주택을 공동명의로 취득하면 종부세에서는 1세대 2주택이 된다. 단독명의는 1세대 1주택자로서 12억원 공제가 가능하며, 연령별공제와 보유기간별공제를 추가 적용될 수 있다. 또 60세 이상의 연령별공제와 5년 이상 보유한 보유기간별공제는 최대 80%까지 적용될 수 있다. 반대로 공동명의는 1세대 2주택자로서 소유자별로 9억원씩 18억원이 공제가 가능하다. 연령별공제와 보유기간별공제는 적용할 수 없다.
60세 미만이고 보유기간이 5년 미만일 때는 공동명의가 일반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안별로 다르다는 게 세무업계의 분석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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