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된 헤즈볼라 사령관 아킬, 미국이 현상금 94억원 건 테러리스트
이스라엘군이 2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한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은 미국이 테러리스트로 지정해 10년 가까이 제재 명단에 올리고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제거했으며, 아킬과 함께 최소 10명의 헤즈볼라 지휘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발표 몇시간 뒤 헤즈볼라도 “아킬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의 최고위 지도부 가운데 한명인 아킬은 2004년부터 헤즈볼라 작전 책임자로 활동해왔으며, 대전차 미사일 부대와 방공 작전 감독 등을 맡았다.
그가 맡아온 라드완은 헤즈볼라의 가장 강력한 공격 부대다. 경험 많은 전투원들이 다수 있으며, 일부는 시리아 등 레바논 밖에서도 싸워왔다. 헤즈볼라는 2013년 이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군대를 공개적으로 지원해왔다.
미국 재무부는 시리아 내 헤즈볼라의 군사 행동에서 아킬이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해왔다. 미국은 특히 아킬이 헤즈볼라의 최고 군사 기구인 ‘지하드 위원회’의 일원이자 350명 넘게 숨진 1983년 베이루트 미국 대사관 및 미국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의 배후에 있는 헤즈볼라 연계 그룹 ‘이슬람 지하드 기구’의 주요 일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킬은 또 이 미국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등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 두 사건에서 그가 한 역할을 이유로 그를 지명 수배했다. 미국은 또 지난해 그의 발견, 위치 확인, 체포, 유죄 선고로 이어지는 정보 제공에 대해 최대 700만 달러(약 93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미국은 또 아킬이 1980년대 말 레바논에서 있었던 미국인, 독일인 인질 납치를 지휘했으며 1986년 프랑스 파리 폭탄 테러에도 연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5년 아킬과 슈크르를 테러리스트로 제재한 데 이어 2019년 아킬을 ‘특별 지정 국제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한편 60대로 추정되는 그는 1980년대 헤즈볼라 창설 즈음부터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앞서 여러 차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바 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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