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마을기자' 박혜란, 뇌수술만 3번.."죽을 고비 넘기고 봉사로 새 삶"
아이들 생각하며 끈질긴 재활..노력 끝 건강회복
"생명 되찾게 해준 첨단 위해 봉사활동 계속할 것"
[남·별·이]'마을기자' 박혜란, 뇌수술만 3번.."죽을 고비 넘기고 봉사로 새 삶"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1동 마을기자로 활동하는 박혜란 씨는 요즘 말로 '집순이'였습니다.
2004년 첨단지구로 이사온 후 아파트 단지로부터 1㎞ 이상을 벗어나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외부 출입이 드물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설계감리회사에서 4년 간 근무하다가 결혼한 박 씨는 전업주부로서 두 아이의 육아에 전념해야 했습니다.
◇ 2011년 갑작스레 뇌농양으로 쓰러져
뇌 속에 계란 크기의 염증이 발견돼 세 차례나 수술을 받고 3년간 입·퇴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뇌 수술의 후유증으로 마비증세가 있어 말이 어눌하고 거동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딸과 아들이 중학생, 초등학생이라 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였지만 큰 수술을 받은 터라 마음처럼 살갑게 돌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박 씨는 눈앞이 캄캄했지만 어린 두 자녀를 생각하며 기필코 일어서야 겠다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 주민들, 박 씨 붙잡고 함께 울기도
그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며 끈질긴 재활 노력과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 덕분에 건강이 서서히 회복됐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학부모로서 학교 독서회 모임에 참여하며 아이들 뒷바라지에 힘썼습니다.
박 씨는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끝종 소리를 듣고 집에 돌아갈 때 마냥 행복했다"고 회상했습니다.
◇ 큰딸, 차병원의대 전문대학원에 재학중
박 씨는 "큰 딸이 사교육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게 돼 대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박 씨는 지난 2019년 첨단1동 마을복지계획수립단 간사로 일하면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또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첨단1동 마을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단체, 주민행사, 아름다운사연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때로는 쓰레기 불법투기, 청소년 흡연, 반려견 배설물 방치 등 미관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기사를 쓰기도 합니다.
◇ 자율방재단 활동 공적 광산구청장상 수상
박 씨는 인터뷰 중 "한 가지 기쁜 소식이 있었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9월 2일 첨단1동 자율방재단 활동 공적으로 광산구청장상을 수상한 것이었습니다.
자율방재단은 여름철 하수구막힘 정비, 겨울철 눈치우기, CPR(심폐소생술)교육 등 재난과 구급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박 씨는 또한 광산구 첨단·비아동 일대 마을을 조사·연구하는 모임인 '첨단소풍' 총무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첨단동은 1993년 첨단지구 조성과 더불어 신도시로 개발된 곳이라 시시각각 발전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숨은 매력을 찾아내 알리는 일이 소중합니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한 주민들이 올해 2월 '첨단소풍'을 결성해 한 달에 두 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변화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첨단동은 시련뿐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첨단동을 위해 봉사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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