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민동의 한명이라도 더"…선도지구 선정 놓고 분당 과열 양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민 동의율 배점에서 만점 받지 못하면 선도지구 입성이 거의 불가능하며 동의율 0.1~0.5% 차이 탈락이 우려됩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바꾸고 지금 (동의서를) 제출해주십시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접수(9월 23~27일)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0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아파트 단지 동 입구 출입문에 붙은 '선도지구 공모 동의 현황' 안내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3~27일 공모 신청 접수…성남시, 11월 1만2천가구 규모 선도지구 선정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주민 동의율 배점에서 만점 받지 못하면 선도지구 입성이 거의 불가능하며 동의율 0.1~0.5% 차이 탈락이 우려됩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바꾸고 지금 (동의서를) 제출해주십시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접수(9월 23~27일)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0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아파트 단지 동 입구 출입문에 붙은 '선도지구 공모 동의 현황' 안내문이다.
분당지역 아파트 단지들은 선도지구 선정 평가 기준에서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주민 동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막판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성남시 공모 지침에 따르면 주민 동의율은 선도지구 선정 평가 기준에서 100점 만점에 최대 60점을 차지하며, 동의율 95%를 넘으면 만점을 받는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분당 A아파트 단지에서는 동 입구 출입문마다 동별 주민동의 현황이 담긴 안내문이 붙어 주민들에게 동의서 제출을 '압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000동 1층 입구 출입문에는 '000동 93.9%, 이제 4세대 남았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다른 단지에서는 미동의 호수를 알리는 유인물을 동별 엘리베이터에 부착해 주민들로부터 "무섭다"는 민원이 시에 제기되기도 했다.
또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신청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매일 전화하거나 수시로 집을 찾아와 현관문을 두드리며 동의를 요구하는 단지도 있어 불안해하는 시민 민원도 있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A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동의율이 선도지구 선정을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거라고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 측에서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매일 같이 주민동의 현황을 업데이트해 게시하는 건 주민을 압박하겠다는 것 같아 반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다른 아파트 단지 주민은 "세대마다 사정이 다를 텐데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주민 동의를 압박하는 건 문제"라며 "일부 단지에선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주민 동의서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선도지구 공모 신청 준비과정에서 드러난 주민 간 갈등과 후유증을 우려했다.
이처럼 동의율 확보를 두고 과열 양상을 빚자 성남시는 지난 12일 분당 지역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 강압적인 동의 요구를 자제해달라는 안내 공문을 보냈다.
동의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3일부터 시작되는 선도지구 공모 신청은 마지막 날인 27일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청 주체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들이 주민 동의를 한 명이라도 더 받기 위해 막판까지 신청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다. 동의율이 95%가 넘으면 60점 만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동의율을 1% 확보할 때마다 1.11점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합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경쟁 단지가 공모 신청 마지막 날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한다"며 "우리 단지도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한 뒤 27일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27일 선도지구 공모 신청을 마감하고, 신청 단지를 대상으로 평가 및 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 11월 1만2천가구 규모로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4~5개 단지가 선정될 수 있다.
gaonnuri@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약 10년간 딸 성폭행하곤 "근친상간 허용" 주장한 패륜 아빠 | 연합뉴스
- 오타니 50호 홈런공 주운 관중, 경기장 떠났다…40억원 넘을까 | 연합뉴스
- "반려견이 길고양이 물어 죽이는데 멀뚱멀뚱"…견주 처벌될까? | 연합뉴스
- 직장동료 차량 문 담뱃불로 지지고 문자로 'XX년' 스토킹한 30대 | 연합뉴스
- [OK!제보] 불법 현수막에 걸려 머리 깨졌는데…책임은 누가 | 연합뉴스
- 폐원한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러시아 국적 사육사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 의협 부회장, 간호사들 겨냥해 "건방진 것들", "그만 나대세요" | 연합뉴스
- 속옷 끌어올려 엉덩이 끼게한 행위는…법원 "장난아닌 강제추행" | 연합뉴스
- 청주 한 여관서 화재…투숙객 추정 3명 숨져(종합) | 연합뉴스
- [삶] "여교사 엉덩이 툭 치고, 임신한 선생님 성희롱하는 초중고생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