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을 열어주는 재미교포 MLB 에이전트’ 저스틴 유, 한국에서 첫 야구 유학 박람회를 연다 [홍윤표의 휘뚜루마뚜루]
LG 트윈스 외야수인 김현수(36)와 박해민(34)의 공통점은? 물론 둘이 신일고 동문(김현수가 2년 선배)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또 FA로 거액을 거머쥔 성공사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이 없었더라면, 2023년에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보다도 김현수와 박해민이 연습생(육성선수) 출신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워낙 유명한 선수여서 예전에 ‘눈물 젖은 빵’을 씹어본 일은 까마득히 잊고 있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 베어스, 박해민은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김현수는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였음에도 신인 드래프트 때 구단들이 외면, 육성선수 신분으로 어렵사리 프로에 발을 들여놓았고, 박해민은 대학(한양대)으로 우회해야 했다. 비록 프로구단의 정식 지명을 못 받았지만, 현재 이들은 KBO리그의 일류선수다.
지난 9월 11일에 열렸던 2025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의 선택을 받은 선수는 신청자(1197명)의 10%도 안 되는 110명이었다. 그만큼 ‘좁은 문’이다. 나머지 1000명이 넘는 선수들은 나중을 기약하며 하릴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대학으로 가겠지만 그런 2차 선택조차 안 된 선수들은 다른 진로를 찾아야 한다.
그런 선수들을 위해 ‘꿈과 희망’의 길을 열어주려고 한국에 온 재미교포가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인 에이전트인 저스틴 유(36)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저스틴 유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해외 유학· 이민 박람회 한 곳에 부스를 열고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진 선수들의 컨설팅을 하게 된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는 30여 개의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야구 부스를 차리게 된 ‘유 스포츠(YOO SPORTS)’의 대표인 저스틴 유는 미국 변호사이기도 하다. 그 자신이 야구선수 출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태생 이민 2세다. MLB 선수를 꿈꿨지만 중동무이하고 학업에 매진,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야구 에이전트로 본격 활동하고 있다. 담당 분야는 미국 서부와 아시아 지역.
그의 형도 역시 야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카우트로 일하고 있는 스티븐 유(41. 유세영)이다. 20일 저녁에 만난 저스틴 유는 컨설팅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을 앞둔 선수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바람에서였다.
저스틴 유는 “미국은 야구를 그만둬도 갈 길이 많다. 물론 공부해야 야구를 할 수 있다. C 학점 이상 돼야 한다”면서 “애초에는 판사를 하려고 로스쿨로 갔는데, 그 꿈을 잠시 미뤄두고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에이전트로 전환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그가 ‘유 스포츠(YOO SPORTS)’를 설립, 에이전트와 ‘운동선수 미국 유학 전문’ 컨설팅을 하게 된 것은 한용덕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LA 다저스에서 연수를 받을 때 통역을 맡은 게 계기가 돼 그 이후 윤석민(전 볼티모 오리올스), 박효준(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 한국 선수들의 통역도 해본 경험이 바탕이 됐다.
저스틴 유는 “컨설팅 업무는 선수가 미국 생활에 적응할 때까지 따라다니며 책임지고 주위에서 도와주는 것”이라며 “저는 고교나 대학의 어린 친구들이 지명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프로 지명은 그들의 어릴 때부터의 꿈인데 그 꿈을 이루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에 만족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현재 ‘유 스포츠(YOO SPORTS) 매니지먼트’에 소속된 야구선수는 모두 25명이다. 메이저리거인 알만도 알바레즈(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비롯해 MLB 승격을 꿈꾸고 있는 박효준(28. 야탑고→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최병용(22. 신일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두 한국 선수와 잭슨 펠트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 소속돼 있다.
‘유 스포츠(YOO SPORTS)’는 이번에 전문코치와의 협업 및 맞춤형 훈련, 운동과 학업의 균형을 유지하는 통합관리 시스템, 국제 대회 참가 및 체험 활동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모토로 내걸고 일차 좌절을 겪은 선수들의 도우미와 길라잡이를 자청하고 있다.
‘학생의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입니다’라는 ‘유 스포츠(YOO SPORTS)’의 표어대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야구선수들이 문을 두드려 볼 필요가 있는 박람회다. 좌절 대신 도전의지와 패기를 앞세워.
글. 홍윤표 OSEN 선임기자
사진. 저스틴 유 제공(위로부터 최병용, 저스틴 유, 알만도 알바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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