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최다 11연패 때도 참았는데, 왜 8경기 남겨두고 전격 경질해야 했나
[OSEN=한용섭 기자] 꼭 지금 경질해야 했을까.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계약 기간이 1년이 남은 강인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정규 시즌 종료를 열흘 남짓 남겨둔 시점, NC는 잔여 경기 8경기가 남아 있다. 감독 경질은 전격 이뤄졌다.
NC는 20일 오후 강인권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NC는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 쇄신을 위해 5강 탈락이 확정됨과 함께 강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 잔여 시즌은 공필성 C팀(2군) 감독이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NC는 전날(19일) 한화에 6-7로 패배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이 확정됐다. 5위 KT가 남은 경기를 모두 패배하고, NC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가을야구’는 불가능하다.
NC 구단 관계자는 “19일 수원 KT-삼성전 종료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20일 오전 최종 결정했다. 20일 오후 1시 이진만 대표, 임선남 단장이 강인권 감독과 미팅을 했다”고 전했다. 20일 롯데전을 준비하기 위해 출근한 강 감독을 만나 경질을 통보한 것.
2025년까지 계약 기간인 강 감독은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물러났다. 강 감독은 2022년 5월 11일 이동욱 전 감독이 경질되자,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당시 최하위였던 NC를 5위에 2경기 차 뒤진 6위로 시즌을 마쳤다.
2022시즌이 끝나고 3년 계약(2023~2025년)을 맺으며 NC 3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 4위로 팀을 이끌었고, 포스트시즌에서 9연승 기록을 세우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올 시즌 NC는 5월 중순까지는 2위를 달리며 기대 이상으로 상위권 경쟁을 했다. 그러나 5월말 8연패에 빠지며 5위로 밀려나 중위권이 됐다. 8월에는 팀 창단 최다 기록인 11연패로 부진하면서 9위로 추락했다. 이미 이때 가을야구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NC는 올 시즌 주요 선수들의 부상 변수가 잦았다. 7월초 손아섭이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했고, 7월말 박건우마저 손목 골절로 시즌 아웃이 됐다. 외국인 투수 카스타노는 7월말 부상으로 방출됐다.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 있는 외국인 투수 하트는 잔부상으로 4~5차례 로테이션을 빠졌다. 김영규, 이재학, 김시훈 등이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해 국내 선발진 약점도 극복하지 못했다.
7월말 키움에 신인지명권 2장(1라운드, 3라운드)을 주고 내야수 김휘집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도 단행했지만 효과를 크게 보지는 못했다.
임선남 단장은 “시즌 중 어려운 순간도 많이 있었다.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모두 감독님 책임이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 성적이 안 좋을 때마다 감독을 교체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건 모양새가 안 좋다”고 말했지만 “최대한 기다리고 지원하는 방향을 택했다. 대내외적으로 분위기를 한 번 바꾸고 내년을 새롭게 준비하는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부상 변수를 제외하고 구단은 강 감독의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강 감독 경질 이후 임선남 단장은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을 계속 기용한 점,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역전패 등을 언급하며 불펜 운영과 선수 기용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NC는 주전으로 키운 김주원, 김형준 외에는 1.5군급 젊은 선수들이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투수진도 이재학, 이용찬 정도를 제외하고 20대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선발이나 불펜에서 꾸준하게 안정감을 보여주는 선수는 적다.
지난 겨울 투수 3관왕을 차지한 페디가 미국으로 복귀했고, 구창모는 군 입대를 했다. 선발진 약세로 중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손아섭, 박건우의 부상이 없었더라도 힘겨운 5강 경쟁이었을 것이다. 젊은 야수의 성장, 국내 선발 투수 육성이 큰 숙제다. 사령탑 경질이라는 분위기 쇄신으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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