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권은 떠났지만 강인권의 유산은 영원히 남는다…뚝심의 김형준·김주원, NC 역사가 평가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인권 감독은 그렇게 떠났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의 유산은 영원히 남는 법이다.
NC 다이노스가 20일 강인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강인권 감독은 뚝심의 사령탑이었다. 이 포지션, 이 역할에 특정선수가 맞다고 판단하면 밀어붙였다. 그의 스승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과 닮은 대목이다.
강인권 감독이 밀어붙인 대표적 선수가 김형준(25)과 김주원(23)이다. 두 사람이 수년간 NC의 센터라인을 책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형준은 군 복무를 마칠 때 부상해 복귀 시점이 늦어졌지만, 기다렸다가 1군에서 중용했다. NC는 FA로 영입한 포수 박세혁이 있지만, 강인권 감독은 김형준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주축으로 썼다.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풀타임 포수로 밀어줬다.
김형준은 실제로 20대 초~중반 포수들 중에서 보기 드물게 완성형 기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루저지율 35.1%로 100경기 이상 소화한 포수들 중 1위다. 16홈런으로 보듯 한 방이 있고, 지금은 애버리지(0.194)가 떨어지지만 2할대 중~후반까지 올라올 잠재력이 있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김형준은 강인권 감독의 뚝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국가대표 주전으로 뛰었고, 다가올 프리미어12 발탁도 예약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최종엔트리에 갑자기 들어오지 않는다면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은 2022년 강인권 감독이 감독대행이던 시절부터 중용됐다. 강인권 감독은 2022시즌 중반부터 김주원을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했다. 작년 1할대 타율과 실책 퍼레이드 속에서도 두 눈 딱 감고 9번타자로 밀어붙였다. 김주원은 2023시즌 1030이닝 동안 무려 29실책을 범하며 최다실책 야수가 됐다.
인내의 결과가 올 시즌 조금씩 나타난다. 김주원은 972⅔이닝으로 유격수 최다이닝 3위다. 그러나 실책은 17개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수비 안정감이 생겼다는 평가다. 타격도 포텐셜을 터트릴 조짐이다. 후반기만 보면 51경기서 150타수 51안타 타율 0.340 4홈런 21타점으로 맹활약한다. 9번을 벗어나 상위타선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김주원의 최대강점은 운동능력이다. 홈런 생산력이 있는 유격수다. 작년 10홈런에 이어 올해도 9홈런을 쳤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공수겸장 유격수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싹튼다. 2할대 중~후반의 타율에 20홈런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김주원 역시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통해 국제대회 경험도 쌓고 병역도 해결했다.
NC의 2025시즌 새 사령탑이 누구이든 포수 김형준과 유격수 김주원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누가 봐도 두 사람의 재능이 남다른 건 사실이고, 팀에서도 이들보다 나은 선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김형준과 김주원의 성장과 포텐셜, 그리고 강인권 감독의 뚝심은 훗날 구단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모든 감독은 언젠가 팀을 떠난다. 그러나 선수의 기록은 영원히 팀에 남는다. 김형준과 김주원은 한국야구를 살찌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강인권 감독의 인내가 훗날 어떻게 평가 받는지 제대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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