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에 숨겨놨어"…텔레로 '마약' 판매한 마틸다의 최후[사건의재구성]

마약 구매 후 여러 곳에 숨긴 뒤 돈 받고 '마약 좌표' 판매
법원 "준법정신 결여, 죄질 나빠" 징역 4년· 5499만원 추징

ⓒ News1 DB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마틸다'

텔레그램에서 '소통방'으로 불리는 마약 판매·정보 공유방을 운영한 주 모 씨(37·여)의 계정 이름이다.

주 씨는 이른바 '좌표딜러'였다. 요컨대 마약 구입 요청이 들어오면 다른 마약 판매상으로부터 마약이 숨겨진 좌표를 구입하고,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방식이다.

주 씨의 범행은 주도면밀했다. 예를 들어 주 씨는 올해 3월 30일 텔레그램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자, 구매자로부터 약 135만 원 상당의 가장자산을 전송받았다. 돈을 받고 나서 주 씨는 구매자에게 '서울 강남구 아파트 입구 좌측 화단 땅속' 좌표를 전송해 필로폰 5g을 팔았다.

케타민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팔렸다. 주 씨는 마약상으로부터 "마약 딜러로부터 케타민 20g을 싸게 도매 받을 수 있다. 일단 자금 160만 원을 내면 케타민 20g 좌표를 사서 픽업 후 소분해 좌표를 만들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주 씨는 케타민 20g을 수거한 다음 1g씩 나눠 19곳에 숨겨 총 19개의 좌표를 생성한 후 이를 비밀 채팅방에 올려 공유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주 씨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대마초, 환각버섯, 합성대마 등을 판매 또는 취급했다.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정형)는 지난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주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5499만 원을 추징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좌표딜러'로 활동하거나 마약을 유통하는 '드랍퍼'들이 마약을 찾아 수거할 수 있도록 대량의 마약을 은닉했다"며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마약 유통 범행에 적극 기여했기에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법원은 "피고인은 단기간에 다수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중 일부의 발각 또는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이어나가 준법의식이 현저히 미약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