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으로 완벽한 주차가 된다고?...시연 앞둔 ‘이 회사’ 운명 , 10월에 결판난다는데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4. 9. 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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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주행을 위해서 안전벨트를 매세요. 하지만 놀라운 건 당신이 차에 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테슬라가 이달 초 ‘스마트 소환(ASS:Actually Smart Summon)’ 기능을 4년 만에 재출시하면서 설명한 멘트입니다. 테슬라는 이 스마트 소환 기능으로 “차량이 스스로 당신에게 오거나, 당신이 선택한 장소로 이동시켜 줍니다. 마치 마법처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죠.

테슬라가 이달초 출시한 테슬라 ‘스마트 소환’ 기능. <사진=테슬라>
운전자가 스마트폰 앱에서 현재 위치로 차량을 소환하면, 주차장에 있던 테슬라 모델Y가 스스로 움직여 바로 앞에 멈춰 서는 겁니다. 차량 소유주는 자신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량에 타고 있는 것처럼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죠.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로드맵이 본격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도 조만간 만날 수 있을까요?

로보택시 띄우며 자율주행 승부보는 테슬라
테슬라의 ‘스마트 소환’ 기능을 살펴볼까요?

테슬라 운전자는 테슬라 모바일 앱의 ‘소환(Summon)’ 메뉴 탭을 통해서 자동차 카메라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테슬라.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요. ‘나에게 이동(COME TO ME)’은 차량이 자동으로 사용자 위치로 이동하는 기능입니다. ‘목표 지점으로 이동(GO TO TARGET)’은 사용자가 설정한 다른 위치로 차량이 이동합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스마트 소환 기능은 아직 주차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빈 곳에 주차를 시킬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주차해내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기능은 내달 10일 공개 예정인 로보택시 발표와 함께 소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들어 테슬라는 스마트 소환 기능을 비롯해 대대적으로 완전자율주행 관련 계획들을 내놓고 있죠. 모든 초점이 다음 달 로보택시 발표에 쏠려있습니다. 주요 기능들을 살짝 공개하면서 로보택시 기대감을 키우는 겁니다.

당장 스마트 소환 기능만 해도 로보택시에 핵심적으로 활용될 기술이죠. 운전자 없이도 이동해야 하는 로보택시는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찾아갈 수 있어야 하고, 적당한 곳에 스스로 주차도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마도 테슬라는 로보택시 공개 때 완전자율주행(FSD) 상태에서 자동으로 주차·출차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소프트웨어도 최신 버전인 v13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입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로드맵. <자료=매경DB>
FSD는 ‘레벨2’ 단계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말합니다.

테슬라에는 기본으로 탑재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있죠. 크루즈 기능과 함께 차량 간격을 유지하고, 차선을 유지합니다.

FSD는 이보다 한층 더 복잡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해냅니다. 차선이 명확하지 않은 도심에서도 신호등이나 표지판을 분간해내고요. 도로 주변 사물이나 사람을 인식하면서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죠. 회전교차로를 통과하고 비보호 좌회전이나 우회전도 해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테슬라는 17억 마일(2억7370만 km)을 주행하며 쌓은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레벨2’ 기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의 레벨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안해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진 기술 분류에 따른 겁니다.

<자료=현대트랜시스>
보통 완전한 자율주행은 ‘레벨3’이라고 봅니다. 3단계에서는 운전자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도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차량 전방에 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차량 제어권을 시스템이 갖고 있죠.

따라서 자율주행을 쓰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운전자가 아니라 완성차 제조업체에 있습니다.

대신 테슬라의 FSD나 현대차그룹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모두 자율주행 2단계 레벨입니다. 레벨2에서는 이용 중에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죠. 그래서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할 때는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려둬야 합니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손을 뗄 수 없게 돼 있죠.

국내에서도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꽤 많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보조해줘 피로를 덜어내니까요. 이때 몇초간 손을 떼고 있으면 운전대를 잡으라는 신호가 계속 울립니다.

올해 4월 베이징을 깜짝 방문해 ‘중국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테슬라는 중국과 유럽에서 자사의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5일(현지시각) 엑스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과 유럽에서 내년 1분기 중 FSD를 출시하기 위해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테슬라 전기차의 최대 판매처인 중국에서 자율주행 서비스가 상용화되지 못한 것은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은 테슬라가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중국 밖으로 전송하지 못하게 막아왔죠.

중국 도심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중국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미국 텍사스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안의 데이터센터로 전송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에 중국의 도로 상황과 신호 체계, 각종 법규를 학습시켜야하기 때문입니다.

그간 규제로 묶여있던 테슬라의 상황은 올해 4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풀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 한해 상하이에서 FSD 시험 주행을 승인했고요. 바이두와 자율주행 지도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공공 도로 데이터 수집 허가도 획득했습니다.

중국과 유럽에서 데이터를 얻기 시작하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성능이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도시 내에 차량 대수가 많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비포장길이 많고, 유럽은 좁은 도로 사정과 복잡한 신호체계로 설계돼있기 때문입니다.

로보택시로 주당 10만회 만들어낸 구글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기업인 웨이모는 올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로보택시 영업을 개시했습니다. 누구나 호출해서 사용하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세 번째 도시입니다.
구글 웨이모가 출시한 로보택시.
업계에서는 평평하고 한적한 피닉스나 도로가 넓은 LA에 비해 샌프란시스코가 복잡한 교통환경이라는 점에서 웨이모의 성과를 높게 칩니다. 웨이모는 지난 8월 기준 세 도시에서 매주 10만회 이상 승차를 처리하는 규모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해 두배 이상 많은 수치죠.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등록된 로보택시는 778대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웨이모의 2분기 매출은 3억6500만달러(약 486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구글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 웨이모에 50억달러(약 6조66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웨이모의 로보택시가 매주 10만회 이상 승차를 처리한다는 것은 특정한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에 도달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레벨5단계로의 발전은 아직 먼 미래입니다. 최소 10년에서 20년까지는 걸릴 것으로 관측하죠.

일본의 자동차 전문매체 모모이스트는 “(레벨4~5의 자율주행을 위한) 가장 큰 과제는 느긋한 시골길에서부터 시끄럽고 혼잡한 시가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 능숙하게 대응하는 자율기술”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역에 따라 수시로 교통량이 변하고, 갑작스럽게 어린아이나 동물들도 뛰어들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월가 “테슬라는 차 제조사 아냐...대신 플랫폼 기업”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기존 전기차 회사를 넘어 플랫폼 회사가 됐다고 분석합니다.

도이치뱅크의 에디슨 유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여러 산업을 재편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고유한 유형의 가치에 대해 평가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죠.

도이치뱅크가 제시한 테슬라의 목표 주가는 295달러로 월가에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12일 기준 테슬라 주가가 229달러 안팎이기 때문에 여전히 30% 가까이 상승 여력이 있는 셈입니다.

도이치뱅크는 “테슬라가 독보적인 리그에 속하며, 자동차, 에너지, 모빌리티, 로봇공학 전반에 걸쳐 다양한 산업을 재편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제조와 함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기차(EV) 충전, 로봇 사업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했다는 선언의 날이 바로 로보택시 공개일일 겁니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전기차 캐즘’ 등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로보택시 성장성도 큽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츠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주행 무인택시 산업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해 2031년 1076억 달러(약 149조29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지금 홍성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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