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추구하며 철저한 계획…세계 야구의 '유니콘'이 된 오타니
프로 데뷔 후에도, MLB 입성 후에도 '투타 겸업' 놓지 않아
팔꿈치 수술로 '타자' 잠시 내려놓은 올 시즌 50-50 신기원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상상 속의 '야구 천재'가 현실에 나타난다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아닐까.
매사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은 오타니를 마치 상상 속의 동물이나 다름없는 유니콘 같은 존재로 만들었다.
'완벽한 야구 선수'를 원한 오타니는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해왔다.
하나마키히가시 고교 재학 중 오타니가 '만다라트 계획표'는 그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해당 계획표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8개 구단의 1순위 지명을 목표로 만든 것이다.
한 가지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8가지 세부 목표가 적혀 있다. 또 8가지 세부 목표에 따라 실천해야 할 과제 8가지씩, 총 64가지의 실천 과제를 적어넣었다.
오타니는 드래프트 8개 구단 1순위 지명 목표를 이루고자 몸 만들기, 변화구, 제구, 구속, 구위, 인간성, 운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야구 실력을 키우기 위한 포크볼 완성, 유연성 키우기, 식단 조절 뿐 아니라 인간성과 운에도 신경썼다. 감사, 예의, 배려, 인사하기, 쓰레기 줍기 등을 통해 모범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MLB) 입성 후에도 쓰레기를 줍는 등 계획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18세부터 42세까지 매년 이뤄야 할 목표를 적어넣은 계획표를 만들기도 했다.
그대로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을 보면 오타니가 자신이 어린 시절 목표했던 바를 이루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치고 던지는 것이 내가 아는 유일한 야구"라고 강조하는 오타니에게 투수로도, 타자로도 뛰어난 선수가 '완벽'하다.
완벽을 바라보는 오타니는 프로 입성 후 한 번도 '투타 겸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투수로 뛰며 이미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졌고, 외야수로도 나서며 타격에 재능을 보였다.
2013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프로에서도 투타 겸업을 이어갔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5시즌 동안 투수로 85경기 42승 15패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 403경기 타율 0.286 518홈런 166타점 150득점의 성적을 냈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오타니는 2017시즌을 마치고 MLB에 눈을 돌렸다. MLB 진출을 선언한 오타니에 수 많은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는데,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투타 겸업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였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 도전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LA 에인절스의 손을 잡았다. 계약기간 6년, 계약금 231만5000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구단의 지원 속에 오타니는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했다.
MLB 데뷔 첫 해인 2018년 투수로 1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 93득점을 기록하고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MLB 입성 후 일본프로야구 시절보다 더 큰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됐지만 오타니의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도 그대로였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만화같은 야구를 이어가면서 MLB 역사를 바꿔나갔다.
2021년 투수, 야수로 모두 올스타에 선정됐고, 2022년에는 투수로 규정이닝, 타자로 규정타석을 동시에 충족했다. 모두 MLB 사상 최초였다.
2021년에는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5를, 투수로는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도 수상했다.
도전을 이어가면서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한층 농익었다. 지난해 타자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20도루 102득점 OPS 1.066을, 투수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한 오타니는 다시 한 번 MVP에 등극했다.
2021년에도, 2023년에도 오타니는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했는데, 이 역시 MLB 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2023년 MLB 사무국이 주도하는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투타 겸업을 하며 만화같은 장면을 연출한 오타니는 야구를 넘어 세계 스포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런 오타니가 2023시즌을 마친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되자 계약 규모에 큰 관심이 쏠렸다.
계약에서도 오타니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362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이끌어냈다. 역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오타니는 2024시즌에는 투수로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올해에는 타자로만 뛰기로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야구 외적으로 그에게 기쁜 일도, 가슴 아픈 일도 일어났다.
오타니는 올해 2월 결혼 사실을 깜짝 발표했고, 3월 서울에서 열린 MLB 2024시즌 개막전을 앞두고는 농구 선수 출신인 아내 다나카 마미코를 공개했다. 오타니는 서울 시리즈 내내 다나카와 동행해 화제를 몰고 다녔다.
MLB 진출 때부터 통역사를 맡은 미즈하라 잇페이가 스포츠 도박을 하고, 오타니의 돈까지 빼돌렸다는 사실이 발각된 것은 오타니에게 충격을 안겼다.
미즈하라가 스포츠 도박 혐의를 받는 바람에 오타니의 연루설이 돌기도 했다.
서울 시리즈 도중 미즈하라의 비위 사실을 접한 오타니는 개막 이후 주춤했다. 개막 이후 8경기에서 타율이 0.242에 그쳤다.
하지만 충격을 털어낸 오타니는 다시 일어섰다. 마운드에 서지 않는 대신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부지런히 뛴 오타니는 역대 최소인 126경기 만에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오타니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8월 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시즌 43호 홈런을 치고 43번째 도루도 했다. 43홈런-43도루도 MLB 사상 최초였다.
이후 홈런과 도루를 차곡차곡 쌓은 오타니는 1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홈런 3개, 도루 2개를 한꺼번에 해내며 51홈런-51도루를 써냈다.
타자로만 뛰었을 때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보여준 오타니는 다시 스스로의 완벽함을 추구한다.
여전히 투타 겸업을 놓지 않은 오타니는 다시 마운드에 서기 위해 재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불펜 투구를 소화한 오타니는 시속 150㎞에 이르는 공을 뿌리고 있다.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의 시선은 '이도류'로 향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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