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물결 타는 개미잡자"… 한투증권, 해외플랫폼·MTS 통합 가닥

전민준 기자 2024. 9. 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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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모이다 통합 이후 8개월여만에 재논의
한국투자증권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개편을 통해 개인투자자 공략을 강화한다. 사진은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개인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개편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모이다'를 MTS로 통합 한 이후 8개월 만에 추가 개편 논의가 가시화 한 것이다.

미국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계기로 국내 주식시장에 자금 유입이 기대되면서 개미들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방안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거래 플랫폼인 '미니스탁'을 폐쇄하고 해당 플랫폼의 기능들을 MTS인 '한투앱'으로 통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외주식거래(미니스탁)와 국내외주식·개인퇴직연금·ETF·ISA 등 금융상품투자(한투앱)으로 각각 나뉜 기능을 일원화하는 한편 중복되는 서비스를 통합해 거래편의성을 높여 개인투자자들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미니스탁은 2020년 8월 출시한 어플리케이션(앱)으로 해외주식을 소수점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주식을 별도의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해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한 주당 200만원이 넘는 아마존의 주식도 1만원 어치만 매매할 수 있다.

한투앱은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출시한 MTS인 '이프렌드 스마트'의 후속작이다. 주식 매매를 포함해 공모주 청약, 금융상품 투자가 가능하다. MTS인 한투앱은 미니스탁과 달리 모바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MTS를 개편하는 이유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핵심 수요층인 개인투자자 공략을 위해선 MTS 경쟁력 강화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MTS 주식 거래는 무선 인터넷만 가능하면 어떤 장소에서든 투자 판단을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MTS 거래액 비중은 2019년1월 46.9%를 기록한 이후 2020년부터 매년 50% 이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1월부터 2023년12월까지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60조원이었다. 한국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굴리는 투자금 규모는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의 빅컷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복귀도 기대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인하는 주가상승의 호재로 꼽힌다. 금리인하는 경기 부양의 효과가 있어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가 보인다.

실제 이달 18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을 발표한 이후 국내 증시는 강세를 띠고 있다. 지난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9포인트(0.21%) 오른 2580.80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개인은 266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20일) 오전 10시7분 기준 코스피는 2600선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모으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미니스탁·MTS 통합 외에도 개인화한 데이터를 모아서 특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즉 MTS가 이용자의 능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닌 목소리 등을 통해서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투자자들의 편의성도 높이고 금융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도 접근하기 쉽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MTS 등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도 갖춰놓은 상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디지털 사업은 IT본부와 디지털혁신본부가 주축이 돼 진행한다. IT본부는 백엔드 시스템을 담당하고 디지털혁신본부는 앱과 데이터영역 디지털과 관련한 신기술 적용부분을 담당한다. IT본부는 140명, 디지털혁신본부는 170명 등 총 310명으로 구성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니즈에 새로운 앱 만드는 것보다 한투앱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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