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동성 결혼' 인정한 대만, '중국인 배우자'도 인정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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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당국이 '양안(중국과 대만) 간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5년 전 아시아 지역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고도 중국인과의 동성 결혼은 허용하지 않아 왔다.
량원제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동성애자 배우자의 대만 거주증 취득 여부는 중국 정부 판단에 달렸다"며 "중국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인 배우자가 대만 거주증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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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배우자, 호적 포기해야 대만 거주 가능"
중국은 여전히 동성 결혼 불법... 양안 커플 난제
대만 당국이 '양안(중국과 대만) 간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5년 전 아시아 지역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고도 중국인과의 동성 결혼은 허용하지 않아 왔다. 다만 이 혼인의 또 다른 당사국인 중국이 동성 결혼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실제 양안 커플의 대만 거주는 힘들어 보인다.
19일 포커스타이완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양안(중국과 대만)관계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날 "대만은 이성애자의 권리, 동성애자의 권리, 나아가 양안의 동성애자 권리를 동등하게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중국인과 대만인 간 동성 혼인을 위한 법적 제도를 완비했다"고 발표했다.
대만은 2019년 5월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성소수자(LGBTQ) 인권 분야의 선진국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홍콩·마카오인을 제외한 중국인과의 동성 결혼은 이전까지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동성 결혼을 합법한 나라 중 특정 국적을 가진 배우자와의 결혼을 금지한 유일한 곳"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그러다 최근 대만 성수소자 단체의 양안 동성애자 간 결혼 합법화 요구·소송이 이어지면서 결국 이를 법제화한 것이다.
대만 최대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시민 파트너십 촉진 대만 동맹(TAPCPR)' 등은 성명을 내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정이자, 어렵지만 꼭 가야만 했던 길"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만에서 동성 배우자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커플은 약 100쌍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마련된 양안 동성 커플의 혼인 등록 절차는 현행 양안 이성 커플의 결혼 절차를 준용했다. △제3국에서 결혼한 뒤 △해당 국가가 발급한 결혼증명서를 대만 당국에 제출하고 △대만 당국의 면접을 거치면 혼인 신고를 할 수 있다. 물론 동성 커플의 경우 당연히 동성 결혼이 허용된 35개 국가에서 결혼해야 한다.
하지만 양안 동성 커플이 대만 또는 중국에서 함께 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인 배우자의 대만 영주권 취득을 위해서는 그의 본토(중국) 호적을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중국에선 동성애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동성 결혼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대만인과 결혼하려는 동성애자 자국민을 위해 중국 정부가 호적을 말소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이들 부부가 동성 결혼 자체가 불법인 중국행을 택할 개연성 역시 크지 않다.
량원제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동성애자 배우자의 대만 거주증 취득 여부는 중국 정부 판단에 달렸다"며 "중국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인 배우자가 대만 거주증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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