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저출생과 저성장의 고착화로 인해 2040년 대한민국은 큰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인 생산인구 감소와 함께 자본시장과 부동산 시장 등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은퇴전문가로 통하는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최근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이 멈춘 시대에는 부동산과 예금 위주의 자산구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보다 우량한 자산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우량한 자산이란 지속적인 혁신과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는 미국 주식, 그 중에서도 우량주만 모여 있는 S&P500을 의미한다. 김 고문은 "세계에서 가장 우량한 주식 자본은 S&P500"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인구가 늘고 고급 인력을 흡수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S&P500과 채권을 6대4 비율로 투자한다면 충분한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를 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원리"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최근에 발간한 책 제목이 '성장이 멈춘 시대의 투자법'인데요. 무슨 의미인가요?
▶김경록 고문 : 1960년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연 8%대였습니다. 1990년대부터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현재는 2%대를 유지하고 있죠. 한국개발연구원(KDI) 추산으로 204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4%정도로 떨어지고요. 2050년 이후에는 우리나라에 구조적인 변화가 없다면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될 겁니다. 거의 성장이 멈췄다고 볼 수 있죠. 성장이 멈추게 되면 다양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자산가격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죠.
Q. 왜 성장이 멈추는 건가요?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조선시대 허허벌판에서는 건물을 세우고 도로를 놓을 공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60여년 간 개발이 이뤄지면서 이제 서울에서는 더 이상 도로를 놓거나 공장을 지을 곳이 많이 남지 않게 됐습니다. 당연히 저출생과 인구 감소도 마이너스 성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Q. 저성장의 고착화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2040년 전후로 우리나라는 변곡점을 맞이할 겁니다. 우선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실질 시가총액은 2035년쯤부터 꺾이는 것으로 나옵니다. 국민연금 기금이 정점을 찍고 적자로 전환하는 시기가 2040년이고요. 우리나라 총 가구수의 정점은 2038년입니다. 이후에는 가구수 감소가 나타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 공급이 수요를 훨씬 초과하게 될 거라는 점입니다. 주택시장은 2040년 전후 5년 정도가 변곡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자산이 부동산인데요. 그동안 부동산은 정부가 여러 정책으로 가격에 관여를 해 왔고 그래서 개인이 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하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성장 시대가 되면 일단 내수가 취약해집니다. 부동산은 내수와 관련이 높은데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소비가 줄어들고 상가나 오피스텔 수요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집 한 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노후 대비를 위해 다른 부동산을 여럿 투자하는 것은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Q. 예금이나 부동산 말고 주식에 투자하기에는 그동안 코스피 수익률이 너무 저조했는데요.
▶제가 자산운용사에 들어와서 20년 동안 배운 것은 자본은 우량한 것, 퀄리티가 높은 것을 보유해야 한다는 겁니다. 가장 세계에서 우량한 자산은 미국의 대표 지수인 S&P500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별 종목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2000년대 초반에 노키아 열풍이 불었지만 지금 주가는 고점 대비 95% 하락한 상태입니다. 애플도 우량한 기업이고 엔비디아도 좋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퀄리티가 높은 자산의 기준은 충격을 받더라도 덜 받아야 하고 또 복원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로서는 S&P500이 가장 퀄리티 높은 자산입니다. 유럽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를 못 벗어나고 있는데요. 미국은 2000년에 3만5000달러였던 1인당 GDP가 현재는 7만5000달러에 육박합니다. 미국은 여전히 자본 투자를 할 수 있고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이민을 통해 고급 인력을 계속 흡수하고 있고요.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계속 성장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Q. 부를 일구려면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요?
▶S&P500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자본시장의 투자 구루가 2명 있는데요. 첫 번째가 프린스턴대학교의 버턴 말킬 교수입니다. 이 사람이 정의하는 투자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워런 버핏인데요. 버핏은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S&P500을 사고 나머지 시간은 당신의 월급을 올리는 데 투자하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건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인데요. 그 방법은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 그리고 자신의 월급을 높여서 저축액을 늘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월 100만원씩 30년 동안 연 7%의 수익률로 계속 투자를 한다면 투자금은 12억원으로 불어납니다. 7% 정도만 해도 굉장한 복리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버핏의 수익률이 연 20%이고요. S&P500은 연 11%, 미국의 연기금들이 연 7% 정도입니다. S&P500과 채권을 6대4 비율로 투자한다면 연 수익률이 대략 7%가 나옵니다. 젊은 시기에는 주식의 비중을 90% 이상 해도 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이 비중을 30~40%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김윤하 PD ekel15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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