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적시고 나면… 가을다운 가을 온다
주말까지 굵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전국이 점차 늦더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기상학적 의미의 가을은 10월이 돼서야 올 것으로 보인다.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밑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을 가을의 시작으로 보는데, 최근(2011~2020년·10년 평균) 서울은 9월 29일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쪽으로 간 14호 태풍 ‘풀라산’과 한반도 동쪽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불어온 고온 다습한 남동풍의 영향으로 20일 제주와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 한라산은 이날 하루에만 340㎜ 넘는 강수가 기록됐다. 오후 9시 30분까지 전남 순천 199㎜, 구례 157㎜, 경남 산청 183㎜ 등 남·서해안과 내륙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순천, 구례, 완도와 경남 창원, 진주 등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일시 침수됐다. 전남 광양시에선 비바람에 전기 시설이 훼손되면서 옥곡면과 진상면 일대 284가구의 전기 공급이 1시간 동안 끊겼다가 복구됐다. 강원 속초에서는 빗물 역류로 도로 맨홀 뚜껑이 열렸고, 강릉에서는 주택이 침수됐다.
주말인 21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겠다. 22일 새벽에 중부 지방부터 걷히기 시작해 오전과 오후에 남부 지방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에서 비가 그칠 전망이다. 2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도 30~150㎜, 충청권 50~150㎜, 영남권 50~180㎜, 호남권 30~120㎜, 제주도 30~150㎜ 등이다. 강원 산지 등에는 최대 300㎜의 비가 올 수 있다.
20일에는 서울과 대전·부산 등에서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가 나타났고, 제주는 올해 열대야일이 74일이 돼 연간 열대야일 1위 기록을 하루 더 늘렸다. 비가 그친 후엔 찬 공기가 본격 유입되면서 점차 가을다운 가을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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