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폭탄'에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임박…美, 확전 막을까
이스라엘 '트로이 목마'?…세 가지 시나리오
양측 개전 이래 최대 공격…긴장 최고조로
美 확전 방지 안 먹혔나…"무조건 지원이 문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을 겨냥한 휴대용 호출기(삐삐)가 동시다발 폭발하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전면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이래 중동에서 확전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미국이 긴장 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시지 확인하자 동시에 '펑'…헤즈볼라, 이스라엘 소행 지목
레바논 당국은 폭발로 12명이 사망하고 2800명 넘게 다쳤다고 발표했다. 팔과 눈 등에 피를 흘리며 중상을 입은 이들이 속출했고, 응급실은 부상자들로 넘쳐났다.
하루 뒤엔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와 기타 전자기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밀집한 병원과 장례식장에서 폭발하면서 피해는 더욱 커졌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이틀간 공격으로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3100명 넘게 다쳤다.
헤즈볼라는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미국 관료들도 이스라엘이 구체적인 작전 내용을 말하진 않았지만, 레바논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관례대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통상 국외 작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트로이 목마' 심었나…'삐삐 폭탄' 세 가지 시나리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유령회사를 통해 헤즈볼라를 겨냥한 호출기를 생산했고, 제작 단계부터 배터리에 폭발물을 장착했을 가능성이다.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BAC 컨설팅' 회사는 대만 전자기기 업체 '골드아폴로'로부터 기술을 라이선스해 구형 호출기를 생산해 왔다.
이 회사가 사실은 이스라엘의 유령회사로, 몇 년 전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기도 판매하는 방식으로 위장해 헤즈볼라에 일종의 '트로이 목마'를 심었다는 분석이다.
운송 과정에서 호출기에 악성코드와 폭발물을 삽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호출기가 레바논으로 수출되기 전 항구에 3개월 동안 대기했는데, 이 사이 이스라엘이 호출기를 조작했을 수 있다.
해킹으로 배터리를 과열시켜 폭발하게 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애틀랜타의 사이버 보안 회사 에라타 시큐리티 최고 경영자 로버트 그레이엄은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 작전이 가능해지려면 해커가 호출기 제조업체와 모델을 알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헤즈볼라 "이건 선전포고" 보복 예고…이스라엘도 최대 규모 공습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지난 19일 TV 연설에서 "이 범죄 행위는 중대한 테러 작전이자 선전포고"라며 대대적인 복수를 천명했다.
같은 날 오전 이스라엘 북부에 폭발성 드론 등을 보내기도 했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피격 지역에선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격이라는 전언이 나왔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남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지난 19일 오후부터 레바논에 수십 차례 공습을 실시해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 100여 곳을 공격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레바논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 전쟁 발발 이래 헤즈볼라에 가한 공격 중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美 "확전 방지는 최대 성과"…"무조건 지원이 갈등 키웠다" 지적도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지금까지 우린 (갈등이) 전면적인 지역 전쟁으로 바뀌는 걸 막는 데 성공했다"며 "우린 계속 이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비밀리에 이번 작전을 수행하자 미국에선 당혹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확전으로 번질 행동을 자제하라고 압박해 온 미국의 입김이 이스라엘에 먹히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 이전에 미국에 헤즈볼라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라고만 알리고, 구체적인 작전 방법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집트를 방문해 모든 당사자가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던 중 공격이 이뤄진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느낀 당혹감은 상당할 것으로 파악된다.
말로는 이스라엘을 압박하면서 실제 행동으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을 보여주는 바이든 행정부의 모순된 행동이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초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하며 군에서 사임한 전 국방정보국 분석가 해리슨 만은 "무조건적인 무기와 보호 약속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긴장 완화에 나서도록 설득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구 경기중 날아온 '돼지머리'…발로 찼다가 부러질 뻔(영상)
- 한지일, 100억 잃고 기초수급자 "고독사 두려워"
- 윤 "김건희, 악마화 억울함 있지만 국민께 미안함이 더 커"
- 장가현 "전남편 조성민, 베드신 간섭…신음소리도 물어봐"
- 지상렬 "주량? 3일 동안 소주 110병 마셨다"
- 게이 유튜버 김똘똘 "고1 때 아웃팅 당해…'더럽다' 욕 문자 트라우마"
- 윤 "제 아내가 어떤 면에서 보면 순진한 면이 있다" [뉴시스Pic]
- "내가 영감 줬나"…'아동 성범죄' 고영욱, 지드래곤 다시 소환
- 윤 "대통령 아내 조언 국정농단화 하는 건 맞지 않아"
- 4000억 상장 대박 백종원…아내 "깜짝 놀랐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