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블랙리스트' 만든 전공의 구속

법원 "증거 인멸할 우려"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해 게재한 사직 전공의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 명단을 만들어 게시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인 정씨는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가 집단행동을 벌이자 이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신상정보를 담은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텔레그램과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여러 차례 올린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을 '감사한 의사'라고 지칭하며 이름, 연락처, 출신 학교, 소속 병원·학과 등을 명단에 담아 게재했다. 정씨는 2020년 의료파업 당시 참여하지 않거나 복귀한 이들 명단도 작성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당초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혐의로 입건됐으나 경찰은 그가 당사자 의사에 반해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올리는 등 지속·반복적인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보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승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