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만 와라"…해외유턴파의 절치부심, 마침내 꽃은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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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기회와라."
한화 이글스의 권광민(26)은 남들보다는 다소 늦은 KBO리그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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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 번만 기회와라."
한화 이글스의 권광민(26)은 남들보다는 다소 늦은 KBO리그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 공수주 등을 모두 갖춘 '5툴플레이어'로 평가를 받았던 그는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빅리그 데뷔하지 못했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독립야구단 등에서 다시 한 번 프로의 꿈을 키워갔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그는 지난 2년 간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권광민에게 차례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내내 2군에서 날을 갈고 있던 그는 9월 확대엔트리와 함께 1군에 콜업됐다.
절치부심하며 기다렸던 1군의 기회. 권광민은 완벽하게 살렸다. 교체 출장하면서 기회를 엿보던 그는 1군 두 번째 출장이었던 7일 LG 트윈스전에서 홈런을 날렸다. 조금씩 믿음을 받기 시작한 그는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권광민은 "한번 기회만 오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어차피 다 때가 있는거니 그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 힘들었지만 야구를 놓을 순 없는 것 아닌가"라며 "모든걸 열심히 준비했지만 타격에 가장 중점을 뒀다. 멘탈 쪽으로 여유 가지려 했고 웨이트도 많이 했다. 생각부터 바꾸려고 정경배 코치님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그동안 꾸준하게 준비했던게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나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타석에서 조급함이 사라진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창원 NC전. 권광민은 확실하게 1군 선수임을 알렸다. 1회초 투런 홈런을 날린 그는 3안타 4타점을 쓸어담으면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권광민은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본적인 스윙과 투수와의 수싸움, 멘탈까지 퓨처스에서 정말 많이 준비했다. 준비한 과정을 믿고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 해 타석에서 여유가 좀 생겼다"고 밝혔다.
잘됐을 때 내리막도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다. 권광민은 "요즘 활약에 기분은 좋지만 너무 업 되지 않도록 들뜨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하고 있다. 타격도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상황이지만 수비가 흔들리면 멘탈적으로 더 흔들리기 때문에 수비를 더 보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권광민의 활약을 앞세운 한화는 여전히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권광민에게는 내년 시즌을 기회를 받기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는 "감독님께서 소중한 기회를 주셨다.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남은 경기에도 지금처럼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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