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체코, 100년 내다보는 ‘원전 동맹’ 기대... 무역투자·에너지 등 56건 MOU”

프라하=이미호 기자 2024. 9. 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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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알라 총리와 ‘행동 계획’ 채택
“배터리·미래차·로봇 등 우선 협력”
현대로템, 고속철도 추진... “유럽 진출 발판”
尹 “핵연료 기술 등에 10년간 3700만달러 투자”
피알라 총리 “내년 韓방문 초청 받아... 영광”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전략적 동반자인 한국과 체코가 앞으로 백년을 함께 내다보는 ‘원전 동맹(nuclear energy alliance)’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선언한데 이어, 체코와 원전 동맹을 맺는 등 ‘세일즈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프라하 체코 정부청사에서 열린 한·체코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공동회담을 갖고 언론발표를 통해 “우리 기업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를 계기로, 원전 건설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원자력 협력을 제도화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구체적 협력 추진 체계를 담은 ‘2025-2027년 행동 계획’을 채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체코 방문으로 양국 정부 기관 및 기업 간에 체결된 문서는 총 56건이다. 플젠시 방문 때 서명한 원전 전 주기 협력 체결 문서 13건, 정상회담 계기 체결 문서 1건, 총리 회담 체결 문서 9건,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체결된 문서 14건, 산업·에너지 테크 포럼에서 체결된 문서 12건, 기타 체결 문건 7건 등 총 56건이다.

양국은 우선 정치 및 안보 협력 분야에서 고위급 정책 협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부 간 전략대화를 신설하고 의원친선협회 등 의회 간 협력 및 교류도 장려한다. 국방 및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도 인사 교류, 한-체코 방산군수공동위 개최 노력에 힘을 쏟기로 하고 사이버정책협의회도 정례적으로 개최키로 했다.

경제분야에서는 산업과 에너지, 공급망을 아우르는 전면적인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무역, 투자, 에너지, 공급망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한-체코 경제공동위 정례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및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를 활용한 협력 ▲한국형 지식 공유 사업인 경제혁신파트너십(EIPP)을 통한 정책·기술 자문 제공 등을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TIPF는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중인 양국 간 교역을 한층 더 확대하고 상호 투자를 증진할 것”이라며 “양국이 제조업 중심의 경제 협력을 넘어 첨단기술, 교통,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와 같은 고부가 가치 분야로 호혜적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박춘섭 경제수석도 전날(19일 현지시각) 브리핑을 통해 “공급망 에너지 대화는 정부 간 소통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양국간 금융협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체코 국영개발은행, 수출은행, 수출보증보험공사와 MOU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 및 청정·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 및 활용을 위한 협력도 강화한다. 대상 분야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수소, 인공지능(AI), ICT, 디지털, 반도체, 광학, 첨단 소재, 기계 등이다.

특히 배터리, 미래차, 로봇 등 3개 핵심 산업에서 ‘볼타강 첨단산업협력 비전 MOU’를 통해 우선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볼타강은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강 이름으로,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것처럼 체코도 한국과의 산업 협력을 통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체코의 제조업 기반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양국 산업 경제의 재도약을 함께 도모하고 산업기술 연구개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노력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고속철 개발 및 운영, 유지, 재원조달 분야의 협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한-체코 철도 인프라 및 교통 회의, 철도·교통 공동 실무그룹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간 ‘고속도로 협력 MOU’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체코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유럽 철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양국은 고속철도 관련 민간 차원의 협력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현대로템은 체코의 철도 차량 제작사인 스코터 트랜스포테이션(스코다)과 체포 고속철도 사업 및 해외 전기기관차 사업을 위한 상호 기술 협력 MOU를 체결했다.

박 수석은 “현대로템의 독자적 철도 차량 기술 협력과 기술력, 스코다의 유럽 경험,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장치 또는 제품 기술 관련 강점을 기반으로 해외 철도 촬영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에도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과학, 기술, 혁신 분야 공동 연구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양국 정부간 연구 프로젝트 ‘조인트 콜’을 추진하고 한-체코 과학기술공동위를 격년으로 개최키로 했다.

또 바이오, 우주항공, 화학과 첨단소재, 디지털 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연구기관과 대학들이 서로 연계해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핵연료 기술, 합성신약,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양국 공동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3700만달러 규모의 재원을 투입키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얀 리파브스키 체코 외교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각) 프라하 체코 정부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가 임석한 가운데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 서명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밖에도 환경 보호 및 기후변화 대응에 공동 협력하고 문화, 교육, 인적 교류 및 관광도 증진키로 했다. 양국 관광 및 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항공 운항편도 늘리기로 했다.

한편 피알라 총리는 이날 공동 언론발표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내년에 한국 방문을 초청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의)체코 방문을 감사드리고 아주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실무 회담이 이뤄진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내년에 한국 방문 초청을 받았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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