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인사이트 50회]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비후성 심근증'의 모든 것
□ 방송일시 : 2024년 9월 20일 (금) 저녁 10시 20분
□ 담당 PD : 이시우
□ 담당 작가 : 김배정, 김현정
□ 출연자 : 홍준화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방송 채널
IPTV - GENIE TV 159번 / BTV 243번 / LG유플러스 145번
스카이라이프 90번
케이블 - 딜라이브 138번 / 현대HCN 341번 / LG헬로비전 137번 / BTV케이블 152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질병의 이해
▶ 질병의 정의
▶ 질병의 특징
▶ 비후성 심근증 동반 질환
▶ 질병의 원인
▶ 질병의 증상
▶ 질병의 분류
▶ 질병의 치료
▶ 메디컬AI Q&A
▶ 이것만은 기억하자
◆ 홍준화 : 안녕하세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입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이야기는 '돌연사를 일으키는 비후성 심근증 바로 알기'입니다.
◇ 박상훈 성우 :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동메달리스트 정재성 선수, 국내 최고의 포수로 불렸던 프로야구 임수혁 선수. 이들은 심장벽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는 질환인 비후성 심근증으로 사망한 운동선수이다.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불리는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적 성향으로 볼 때 최대 500명당 1명꼴로 국내 환자 수가 10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2021년 기준 진단된 환자 수는 1만 9천여 명으로 본인이 비후성 심근증인지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고 하는데, 심장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비후성 심근증의 증상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질병의 이해>
◆ 홍준화 : 과거 TV 등에서 운동선수가 경기 중 돌연사, 즉 갑자기 쓰러져서 안타깝게 사망하는 경우를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운동선수의 돌연사가 비후성 심근증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은 입단 시 메디컬테스트가 일상화되었죠.
◇ 박상훈 성우 : 지난 2000년 4월 18일 잠실야구장에서 경기 중이던 임수혁 선수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의식불명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이 진행됐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습니다. 불의의 사고 이후 한가락 희망을 품고 병마와 싸웠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임수혁 선수는 10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지난 2010년 심장마비로 끝내 눈을 감았습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8년 3월 9일 런던 올림픽에서 이용대 선수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며 배드민턴 남자 복식의 계보를 이어온 전 삼성전기 정재성 감독이 36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경찰은 정재성 감독이 3년 전 건강검진에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다는 결과를 받았다는 점과 평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는 유족 진술을 확보해 사망 원인을 심장 질환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보도했습니다. 정재성, 임수혁 선수 등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의 심장마비 소식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 운동선수들에게 돌연사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을 비후성 심근증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비후성 심근증으로 인한 돌연사는 농구, 축구, 달리기 경주 등 경쟁 운동 경기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질병의 정의>
◆ 홍준화 : 비후성 심근증은 여전히 젊은 사람들 돌연사의 가장 많은 원인 중 하나입니다. 또한 굳이 돌연사가 아니더라도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여러 증상으로 힘들게 생활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 이런 비후성 심근증이란 어떤 병일까요? 영어로는 'Hypertrophic cardiomyopathy'라고 합니다. 여기서 Hypertrophic은 커진다는 뜻이고, Cardio는 심장이라는 뜻입니다. Myo는 근육을 나타내고 Pathy는 병을 일컫는 말입니다. 합쳐서 즉, 심장 근육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는 질병을 비후성 심근증 또는 비후성 심근병증이라고 부릅니다.
<질병의 특징>
◆ 홍준화 : 잠시 심장 모형을 가지고 설명하겠습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근 어디도 두꺼워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그런데 주로 이 부위 즉 좌심실 유출로라고 불리는 부위가 두꺼워지면 폐쇄가 동반된 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는 주로 이 부위 즉 뾰족하다고 해서 심첨부라고 불리는 부위가 두꺼워지면 폐쇄가 발생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증상이 꽤 심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치료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보시는 영상의 왼쪽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장 초음파 사진입니다. 지금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굉장히 두꺼워진 걸 보실 수 있죠. 반면 오른쪽에 재생되고 있는 영상은 정상인의 심장으로 심실중격의 두께가 약 1cm가량인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얼마나 두꺼워지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정상은 10mm 정도의 두께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후성 심근증은 정의상 15mm 이상이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3mm면 안심이고 또는 17mm 이상이면 반드시 비후성 심근증이냐 하면 또 그런 건 아닙니다. 다소 혼란스러우시죠. 또 이렇게 두꺼운 게 뭐가 그리 큰 문제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운동할 때 팔, 다리, 근육 등은 두꺼워지면 몸짱이 되고 힘 세져서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죠.
<동반 질환>
◆ 홍준화 : 하지만, 이 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병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것입니다. 심장근육의 구조가 매우 비정상이며 이 병은 두꺼운 자체도 문제지만 병적인 심장근육으로 인한 여러 다른 문제를 수반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반되는 여러 문제에 혈액순환 장애, 부정맥, 심장 근육에 적절한 산소 공급이 안 되는 심근허혈, 또 심장판막질환, 정상적인 심근의 이완과 수축의 장애, 심장 근육의 미세혈관 장애, 심장 근육이 섬유질로 변하는 등이 포함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문제들이 야기됩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관상동맥입니다. 혈관이 미세하게 눌렸다 풀렸다 하는 것이 보이시는지요? 여기서 관상동맥이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입니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경우 쉽게 말해서 증식된 심근에 의해 이 관상동맥이 항상 눌려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혈관은 더 심하게 눌리는 걸로 밝혀져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심장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게 되고 심장근육이 소위 피가 모자라는 허혈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또 지금 보시는 영상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좌심실 유출로 폐쇄를 촬영한 심초음파 영상입니다.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위가 좌심실 유출로라고 부르는 부위입니다. 보시다시피 두꺼워진 심근과 승모판막에 의해 좌심실 수축 시 좌심실 유출로라고 불리는 부분이 막히게 됩니다. 이런 형태의 비후성 심근증을 폐쇄가 동반됐다고 하여 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이라고 합니다. 심근 수축 시 혈액이 화살표를 따라 지나가야 하는데 이 길이 폐쇄되면서 전신 혈액순환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됩니다. 이 사진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MRI 사진입니다.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위의 색깔이 다른 근육 부위와 현저하게 다른 것을 보실 수 있죠. 이것이 심장근육이 섬유질로 변한 부분입니다. 이런 섬유화가 심할수록 이 부위 등에서 이상 전기 신호가 생기고 그로 인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등이 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질병의 원인>
◆ 홍준화 : 이렇게 비후성 심근증은 심근이 두꺼워지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그럼 도대체 심장근육은 왜 두꺼워지는 걸까요? 심장근육은 꼭 이 병이 아니더라도 고혈압, 판막질환, 또 지속적인 심한 운동 등으로도 두꺼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후성 심근증은 이런 질환과는 달리 다른 이유 없이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질병입니다. 현대에 와서 비후성 심근증과 연관된 많은 유전자가 발견되었고 비로소 이 병이 유전자에 의해 유발됨이 밝혀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이 심장의 기본 단위인 sarcomere를 확대해서 모식도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 sarcomere를 만드는 유전자에 약 1,500개의 변이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약 11개의 변이가 비후성 심근증과 연관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변이 유전자가 있어도 실제로는 병이 안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꼭 부모에게 유전이 되지 않아도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병이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유전자가 있으면 더 예후가 좋다거나 또 어떤 유전자가 있으면 더 예후가 안 좋은지 등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소 답답한 이야기일 수 있겠으나 쉽게 말해 유전자가 연관이 크다는 건 밝혀졌으나 유전자 차원의 예방과 치료 등은 비교적 먼 미래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전자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가족력이 있다면 유아에게도 비후성 심근증이 발생할 수 있는지 또는 가족력이 있는데 젊었을 때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60세가 되어서 비후성 심근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뭔지 등을 궁금해하기도 하십니다. 가족력이 있다면 태어날 때부터 병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출생 이후에 점차 근육이 두꺼워져서 청소년기까지 병의 진행이 완료됩니다. 여기서 완료되었다는 것은 더는 두꺼워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드물게는 60세 이상 등의 늦은 시기에 병이 진단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가족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전자의 변이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교적 늦은 연령에 발현되는 비후성 심근증의 경우는 가족력에 의해 초기에 발현되는 경우에 비해 비교적 좋은 예후를 보이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질병의 증상>
◆ 홍준화 : 자 그럼 어떤 증상들이 생길까요?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입니다. 젊을 때부터 숨이 차서 다들 그런 줄 알고 그냥 살기도 하시고 또는 증상이 안 생기는 범위 안에서 활동만 하면서 거기에 적응해서 살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생활하다 보면 갑자기 잠시 뛰어야 하는 경우도 생기죠. 예를 들면 신호등이 꺼지기 전에 길을 건너기 위해서 또는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잠시 뛰거나 하면 그럴 때 극심한 호흡곤란 또는 흉통 등이 야기되고 심하면 갑자기 쓰러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호흡곤란은 주로 운동 시 발생하지만, 흉통은 뜬금없이 생기기도 합니다. 흔히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쿵 내려앉는다고 표현하는 부정맥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부정맥이 심하면 졸도하거나 안타깝게 돌연사하기도 합니다. 이 병이 점차 진행되면 심장이 제 기능을 상실하는 심부전에 빠지게 되고 종국에는 심장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는 그런 상태가 됩니다.
<질병의 분류>
◆ 홍준화 : 자 다시 두께로 돌아가서 얼마나 두꺼운지를 다들 궁금해하시는데 사실 두께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30mm 이상이 되는데도 별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합니다. 또는 20mm인데도 증상이 심한 경우도 많고요. 이렇게 두께 자체보다는 어디가 두꺼워졌으며 그로 인해 심장 기능에 어떤 장애가 발생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를 간단하게 나눠보면 폐쇄성 그리고 폐쇄가 동반되지 않은 비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폐쇄가 동반된 폐쇄성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초음파 영상입니다. 지금 화살표로 가리키는 부분이 바로 좌심실 유출로라고 불리는 부분인데요. 좌심실이 수축할 때마다 좌심실 유출로가 막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좌심실 유출로가 막히는 비후성 심근증을 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이라고 부르는데요. 심장이 수축하면 화살표를 따라서 혈액이 원활하게 흘러가야 하는데 이렇게 좌심실 유출로의 폐쇄가 발생한다면 온몸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게 돼서 심한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면 지금 보시는 영상은 비폐쇄성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장 초음파 영상인데요. 아까 보여드렸던 영상과는 달리 좌심실 유출로 부위에 폐쇄가 동반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좌심실 유출로 인근의 심근은 두껍지 않아 좌심실 유출로의 폐쇄는 없을지언정 심첨부의 두께가 두껍습니다. 이에 따라 좌심실 내 공간이 현저히 좁아져 심장이 펌프질할 수 있는 혈액의 양이 떨어지고 혈액을 순환시키는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심첨부 비후성 심근증은 비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비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은 상대적으로 폐쇄가 동반된 경우보다는 증상이 약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질병의 치료>
◆ 홍준화 : 그럼 어떤 치료들이 있을까요? 먼저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약물은 심장을 조금 얌전하게 뛰게 하는 작용을 하는 것들입니다. 그렇게 하면 좌심실 유출로 폐쇄도 다소 완화되고 부정맥도 줄어들게 되거든요. 대표적인 약재가 혈압약으로 많이 쓰이는 베타차단제 또는 칼슘채널 차단제 등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승인돼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마바캄텐'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많은 환자분이 큰 기대를 하고 계시고 문의가 많은데요. 이 약은 마이오신이라 불리는 심장근육의 단백질 기능을 강하게 억제해서 심근 수축력을 약화합니다. 이는 어찌 보면 비후성 심근증의 병태생리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아직은 한 달에 약 200만 원가량의 가격으로 평생 복용하는 것은 큰 장애 요인입니다. 또한 아직 수년 이상의 또는 수백 명 이상의 대규모 장기 연구 결과가 없다는 점, 또 때로는 심근 수축력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는 점 등은 이 약을 처방하는 데 큰 제한점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베타차단제가 주된 약물 치료인데요. 이렇게 베타차단제 복용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베타차단제 부작용으로 복용할 수 없는 분들은 소위 중격 축소 치료를 권해드리게 됩니다. 중격 축소 치료란 폐쇄성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게 시행되게 되는데요. 쉽게 말해 두꺼워진 심장근육 중 심실중격에 해당되는 부분을 축소하는 치료입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시술 즉 알코올 소작술과 수술, 즉 심근절제술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알코올 소작술은 관상동맥을 통해 고농도 알코올을 심근에 주입해서 심근을 괴사시키는 수술입니다. 저는 수술을 받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쁘시거나 연세가 많은 분께 이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심근 절제 수술이 좋은 치료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폐쇄성 비후성 심근증을 수술하는 영상입니다. 매우 복잡한 구조들이 막 보이실 텐데요. 대동맥을 열고 대동맥을 통해서 두꺼워져 있는 심장근육을 잘라내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심장근육은 적당한 양을 잘라내게 되는데요. 그 적당히라는 것이 쉽지 않죠. 최대한 많은 양을 잘라내되 잘라낸 근육으로 인해서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수술하는 것이 이 수술이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슴 중앙을 약 한 뼘 정도 째고 수술합니다. 심장을 잠시 멈춰야 하고 펌프를 돌려서 온몸의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채로 대동맥을 통해 적당량의 근육을 잘라내어 폐쇄를 없애는 것이 이 수술의 목적입니다. 약 7일~10일가량의 입원이 필요하고요. 퇴원 후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완전한 회복에는 대부분 약 한두 달이 필요합니다. 수술 후에는 소량의 약물만 복용하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수술 전과 후의 심장 초음파 소견입니다. 보시다시피 좌심실 유출로가 폐쇄되어 있던 수술 전 영상과는 달리 수술 후에는 좌심실 유출로의 폐쇄가 사라진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환자분은 많은 증상의 호전을 경험하시게 됩니다. 지금 보시는 수술은 심첨부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수술 영상인데요. 아까와 유사하게 보이실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는 심첨부를 직접 절개하게 됩니다. 이렇게 절개한 심첨부를 살짝 벌리고 심첨부의 근육을 잘라내는 영상입니다. 심첨부 비후성 심근증의 경우에는 폐쇄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심장 내강이 너무 좁아져서 심장이 수축해 봤자 아주 소량의 혈액만 전신으로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지금 보시는 영상과 같이 심첨부 비후성 심근증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에 심장 내강이 넓어져서 심장이 한 번 수축할 때 보낼 수 있는 혈액의 양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증상이 소실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술로 잘라낸 심장근육은 지금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모든 환자가 이렇게 똑같은 양의 또는 똑같은 모양의 근육을 잘라내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환자마다 잘라내는 근육의 양이 다르고 무게가 다르고 부피가 다릅니다. 그러나 수술의 목적은 두꺼워진 부위 중에 직접적으로 환자의 증상에 작용하는 부분을 적당히 절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보시는 영상은 제세동기 삽입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왼쪽 어깨 밑에 작은 배터리와 전자장비가 삽입되고 전깃줄이 심장까지 연결되게 됩니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경우 수술 또는 약물 치료와 무관하게 제세동기 삽입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제세동기 삽입이 권장되는 몇 가지 중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가까운 가족 중 돌연사한 분이 계시거나 심장이 많이 두껍거나 또는 본인이 졸도한 적이 있거나 또 심근수축력이 매우 떨어져 있거나 심첨부의 심실류라고 불리는 불거진 부분이 있거나 MRI에서 심한 병변이 보이거나 심전도에서 심한 부정맥이 있거나 등등입니다. 이렇게 삽입에 관한 결정은 의료진과 면밀한 상의 후에 내려지게 됩니다. 이 병은 안타깝게도 다른 질병과는 다르게 예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은 가족력이 있으시다면 전문가와 상담해서 검사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진단받으셨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시고 적절한 운동, 약물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 등으로 건강한 삶을 누릴 기회가 있으니 전문센터를 찾아 상담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메디컬AI Q&A>
◆ 홍준화 : 시청자들께서 비후성 심근증에 대해 궁금한 점을 저에게 보내주셨는데요. 함께 확인해 볼까요?
◇ Y-ON (AI 앵커) :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는 비후성 심근증이 비만과 관련이 있을까요?
◆ 홍준화 : 짧게 답하면 비만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다만 이 병이 있는 분이 비만이 있다면 더 증상이 심할 것이고요. 이 병으로 인한 수명 단축도 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비후성 심근증은 비만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지언정 비후성 심근증이 있는 경우 비만이 더 악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비만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 Y-GO (AI 앵커) : 제세동기 삽입술을 받으면 추후 한두 번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는데 사실인가요?
◆ 홍준화 : 네 사실 이 부분은 제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제세동기는 배터리로 작동합니다. 이 배터리는 아직은 충전식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부밑에 넣고 꿰매는데 수명이 약 10년 안팎입니다. 따라서 배터리 잔량을 체크하고 수명이 다하기 전에 배터리를 교체하게 됩니다. 따라서 질문에 답변하자면 배터리 교체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배터리 교체 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입니다. 또 제가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심근절제술 후 근육을 잘라낸 부분이 또 자라서 재수술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잘라낸 근육이 다시 자라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 Y-ON (AI 앵커) : 12살 아들이 축구를 좋아하는데 비후성 심근증 가족력이 있습니다. 축구를 계속 시켜도 될까요?
◆ 홍준화 : 네 어려운 질문입니다. 과거에는 비후성 심근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운동 자체를 금기시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적절한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연구들이 나왔고요. 최근에는 운동 능력이 좋다면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정상 심장에 비해 위험성이 다소 높음을 인지하시고 득과 실을 전문가와 자세히 상의해서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Y-GO (AI 앵커) : 비후성 심근증으로 심근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이 수술을 통해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나요?
◆ 홍준화 : 네 질문 감사합니다. 비후성 심근증 수술은 수십 년간 시행됐고 그로 인해서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심근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면 이 병이 없는 일반인들과 비교할 때 거의 같은 평균 수명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이미 많은 연구 결과로 밝혀져 있습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 홍준화 : 비후성 심근증으로 돌연사를 겪는 분들도 계시지만 치료를 통해서 평균 수명 그대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진단을 받으셨다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적절한 치료로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기원하며, 또 혹시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면 본인도 전문가와 상담하고 검사하기를 적극 권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시우 PD (lsw540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문가라더니 엉망!"...용역중개 플랫폼 피해 증가
- "야탑역서 칼부림 할 것"…작성자 추적 사흘째 경찰 '진땀'
- "소음 때문에 못 살겠다"...윗집 실외기가 우리 집 창문 앞에 '버젓이'
- '경찰 된 학폭 가해자'가 보낸 청첩장..."징계는 불가"
- 관중이 주운 '오타니 50호 홈런공'...역대 최고액 넘을까
- "소녀상 중요성 몰랐다" 美 유튜버 소말리 고개 숙였지만...
- "승강기 전단지 뗐다가"…'검찰 송치'된 여중생의 결말
- [단독] 69억 상속 노렸나?...판결문으로 본 '냉동고 시신' 사건 전말
- 지디도 탄 '사이버 트럭' 사고로 산산조각..."탑승자 전원 생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