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잔인하네' 한국서 마지막 투구인가... 부상 말소→어떻게 고별전도 없이 이렇게 허무하게 가나

김우종 기자 2024. 9. 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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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에릭 스타우트(왼쪽)의 투구를 손승락(오른쪽에서 세 번째) 수석코치와 이범호(오른쪽) KIA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에릭 스타우트(왼쪽)의 투구를 손승락(오른쪽에서 세 번째) 수석코치와 이범호(오른쪽에서 두 번째) KIA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참으로 잔인한 운명이다. KIA 타이거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31)가 햄스트링 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KBO 리그 등판을 마무리 짓게 됐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고별전도 치르지 못한 채 KIA 팬들과 작별하게 된 것이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20일 "스타우트가 이날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햄스트링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KIA 구단은 "오는 21일 스타우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부상 악재를 또 맞이하게 됐다. 스타우트는 전날(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선발 투수로 나선 스타우트는 1회초 팀이 2점을 선취한 가운데, 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스타우트는 선두타자 정수빈을 1루 땅볼 처리한 뒤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 양의지를 투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시켰다.

하지만 스타우트는 2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우익수 앞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한 뒤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그러나 제러드에게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후속 강승호를 2루 땅볼로 솎아내며 2아웃을 잡아낸 스타우트.

그러나 스타우트는 김재호에게 좌중간 적시타, 이유찬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각각 내주며 2-3,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스타우트는 다음 타자 정수빈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공을 뿌리는 순간, 갑자기 자신의 왼쪽 다리를 부여잡으며 '악' 소리를 지른 채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스타우트는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했다. 이내 KIA 의료진이 마운드로 다가와 스타우트의 상태를 살폈다. 스타우트는 마운드 주변을 천천히 걸으면서 다시 투구를 펼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끝내 스타우트는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허경민과 승부를 앞두고 김기훈에게 마운드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구단 지정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고, 햄스트링이 부분 손상됐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KIA전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 스타우트가 2회말 두산 정수빈을 상대하다가 마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KIA전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 스타우트가 2회말 두산 정수빈을 상대하다가 마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스타우트가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 올해 더 이상 1군 마운드에 설 일은 없다. KIA는 앞으로 6경기만 남겨놓고 있으며, 오는 28일 일정을 끝으로 정규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KIA가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스타우트는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한다. 8월 15일 이후 KBO 리그 정식 선수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스타우트는 KIA가 지난 8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자원이다. KIA는 지난달 28일 스타우트를 연봉 4만 5000달러(한화 약 6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KIA가 스타우트를 급하게 영입한 건 KIA 에이스 네일의 뜻하지 않은 부상 때문이었다. 네일은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얼굴 쪽을 맞는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네일은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턱 수술을 받았다. 그런 네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급하게 KIA가 신속하게 움직이며 대만에서 영입한 자원이 바로 스타우트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스타우트는 통산 23경기에 출전해 24⅔이닝을 투구하며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58경기(선발 21경기)에 출전해 16승 12패 14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마크했다.

네일이 없었지만, KIA는 스타우트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속구와 커터,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KBO 리그 타자들을 잘 상대했다.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06, 총 16이닝을 던지는 동안 17피안타(2피홈런) 5볼넷 20탈삼진 10실점(9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8, 피안타율 0.262의 성적을 거뒀다.

만약 스타우트가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남은 6경기 중 한 경기 정도는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불가능하게 됐다. KIA는 오는 2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NC를 상대한다. 22일 또 하루를 쉰 뒤 23일과 24일에 광주에서 삼성과 2연전, 25일에는 롯데와 일전을 각각 소화한다. 지난 19일 던진 상황에서 24일 삼성전 아니면 25일 롯데전에 등판할 수 있었던 스타우트였다. 비록 대체 외국인 투수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멋진 투구와 함께 많은 광주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고별전도 없이 이대로 잔인하고 허무하게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왼쪽)과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오른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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