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선거법 위반 징역 2년 구형…李 "다 사필귀정할 것"
국민의힘 "지연된 정의 안 돼, 검사 탄핵 시도해도 진실은 덮을 수 없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구형이라며 그동안 검찰이 이 대표를 상대로 사냥에 가까운 수사를 벌였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신속히 선고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구형)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가 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오로지 범행의 중대성과 죄질, 범행 결과, 범행 후 정황, 동종 전과, 법원의 양형 기준으로 구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는 크게 두가지로 △대선 직전인 2021년 12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SBS TV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알면서도 '성남시장 시절에는 몰랐다'고 한 허위 발언 혐의 △같은 해 10월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을 요청한 국토부가) 만약에 안 해 주면 직무 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 해서 … 조금만 반영해 주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허위로 '협박' 발언을 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고 김문기 1처장을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이 대표 혐의와 관련해 PPT를 하면서 가수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노랫말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합니다”를 띄운 뒤 “이 대표의 입장과 같아 보인다”고 밝혔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민주당 대책위는 이날 오후 검찰의 구형 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은 억지 기소, 진술 조작, 공소장 변경, 방어권 침해, 객관의무 위반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불공정 불법 수사와 기괴한 말과 논리로 이재명 대표를 말 그대로 '사냥'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시장 재직 시절에는 고 김문기 전 처장을 몰랐다'고 허위 발언했다는 혐의를 두고 민주당 대책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 허위사실공표죄의 공표대상이 '출생지, 가족관계, 신분, 직업, 경력 등. 재산, 행위, 지지 여부'이지, '시장 재직 시절에는 몰랐다'라는 것은 '인식' '의식' '기억'에 관한 것이고, 공표대상 범주에 해당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백현동 용도변경 관련 허위 발언 혐의를 두고 민주당 대책위는 “지난 6월 14일 공판에서 권 전 성남시 교육문화환경국장이 이 대표 측과 주 신문에서 '당시 일선 공무원들로부터 용도변경 문제로 중앙에서 성남시 공무원 직무유기로 문제삼을 수 있단 소문을 들었다'고 해 이재명 대표 주장을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당시 상황에서 협박으로 느꼈다는 것은 사실이나 행위에 관한 것이 아니고, 의견, 판단, 해석의 영역이며 이를 수사하고 재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정치 검찰의 억지 기소와 정적 제거를 위한 무도한 구형은 진실의 법정에서 무죄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특히 검찰이 결심공판에서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노랫말을 언급한 것을 두고 “재판정에서 뜬금없이 노래 가사나 들이미는 검찰의 행태는 이들의 구형 논리가 얼마나 궁색한지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재판부 농락이며 법정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세상일이라고 하는 게, 억지로 조작하고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며 “검찰이 검찰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하고, 정말 안쓰러울 만큼 노력하지만 다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날 결심공판이 2022년 9월 기소한 지 2년 만이라는 점을 들어 “늦은감이 있지만, 이재명 대표의 7개 사건 11개 혐의 중 가장 먼저 마무리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김연주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사법부는 오로지 증거와 팩트, 법리에 의거해 빠르게 결론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고 김문기 1처장의 인연이 밝혀지고, 국토부와 성남시 공무원들도 '국토부 협박은 없었다'라고 증언했다면서 “민주당이 제아무리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검사 탄핵을 시도해도 진실은 덮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법원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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