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선교사 北 억류 4천일...한·미·캐나다 "즉각 석방하라“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4000일. 통일부는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도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오늘(20일) 통일부는 김영호 장관 명의 성명을 통해 "정부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만행을 규탄하며, 국제인권규약의 당사국이기도 한 북한이 불법적으로 억류·구금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를 포함한 우리 국민 6명이 본인 의사에 반해 장기간 불법 억류·구금돼있습니다.

북한은 이들의 생사조차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은 불법적으로 억류·구금한 우리 국민들에 대해 생사 확인 등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이로 인해 억류자 가족들의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분명하게 깨닫고 국제인권규범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를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는 우리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뿐만 아니라, 일본인 납치자를 비롯하여 미국·캐나다·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민간인들이 더 이상 북한의 불법 행위에 희생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에 의한 불법적 억류 및 자의적 구금의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인권을 유린한 사안"이라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자의적 구금이 국제인권법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임을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를 포함한 우리 국민 6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문제"라며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연대는 오늘의 성명을 계기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인도 지원 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듬해 5월 30일 북한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김 선교사는 국가전복음모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 등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아울러 단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도 각각 2014년 10월과 12월에 체포됐습니다.

2015년 6월에 북한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무기 노동교화형이 확정됐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북한 이탈주민 3명도 2016년에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김 선교사와 최 선교사가 북한에 강제로 억류된 지 올해로 10년이 됩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와 캐나다 외교부도 북한에 구금된 한국인의 신속한 송환을 북한에 촉구하는 입장을 냈습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오늘(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욱 선교사는 다른 5명의 한국인과 함께 북한에 구금돼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10년 이상 수감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우리는 공정한 공개 재판을 거부당한 채 부당하거나 자의적인 구금을 당한 모든 사람을 즉시 석방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이어 "선교사와, 정치적 반대자로 간주되는 사람을 부당하게 구금하는 북한의 관행은 종교나 신앙의 자유를 축소하고 개인을 침묵시키며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규정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한국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