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에는 골프채와 명품구두가 필요해? 해군 전 보급창장, 부하에 직무 권한 언급하며 착복

박준우 기자 2024. 9.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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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해군 대령이 현역 시절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수시로 언급하며 부하 장교들로부터 골프채와 명품 구두 등의 금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해군본부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감사원은 해군에 국유 재산 관리위탁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하고, 계약 조건을 위반한 수탁자와 계약 해지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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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골프에 부하 장교들 동원
아들 임관식 축하 상품권도 요구
감사원, 보급창장 해임 요구
해군 “직위 해제, 수사·징계 절차 진행”
해군, 2024 해군 순항훈련전단 출항 지난 5일 오전 경남 진해 군항에서 열린 2024 순항훈련전단 환송식에서 제79기 해군사관생도들이 훈련함인 한산도함 앞에 정렬해있다. 뉴시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전직 해군 대령이 현역 시절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수시로 언급하며 부하 장교들로부터 골프채와 명품 구두 등의 금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해군본부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2020년 해군 대령 신분으로 군수품 보급을 총괄하는 보급창장이었던 A 씨는 당시 소령 B 씨에게 메신저로 진급과 관련된 언급을 한 뒤 14만9천원 상당의 골프채를 요구해 받았다.

2021년 해군본부 차장으로 임명된 A 씨는 B 씨와 함께 골프를 치면서 또다시 B 씨의 진급과 관련해 자신의 권한을 나타내는 말을 하고 정장용 구두를 요구, 119만원 상당의 구두 1켤레를 수취했다.

A 씨는 2020년 말 보급창장에서 본부 차장으로 전출 가는 것을 기념해달라며 소령 1명과 중령 2명에게 평소 자신이 갖고 싶었던 골프채를 선물하도록 요구, 30만원 상당의 드라이버를 수수했다.

A 씨는 이보다 한 해 전인 2019년에는 또 다른 소령에게 자기 아들 임관식에 꽃다발이 아닌 상품권을 선물로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A 씨가 병과장과 차장 등의 직위에서 보직 추천과 근무 평정, 진급 심사 등의 직무와 관련된 소속 부하로부터 받은 금품은 약 239만원에 달했다.

아울러 A 씨는 평소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수시로 언급하면서 부하 장교들에게 자신의 배우자와 주말·공휴일에 골프를 함께 치도록 지시했다.

이런 ‘골프 사역’에 동원된 부하 장교는 소령 2명, 중령 4명 등 총 6명이다.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23개월간 적게는 5회, 많게는 32회에 걸쳐 골프에 동원됐다.

또 A 씨는 자신이나 배우자가 주말 골프 후 저녁 식사한 비용을 공적 목적의 정상 집행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먼저 외상 처리한 뒤 평일에 업무추진비 등으로 결제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식으로 해군 예산이 유용된 횟수는 18회, 액수는 321만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현역 해군 대령으로 보급창장을 지냈던 A 씨는 현 정부 들어 전역한 뒤 군무원 신분으로 다시 보급창장에 임명됐다.

감사원은 해군에 A 씨를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 이번 감사에서는 해군이 군 소유 호텔의 예식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관리위탁하는 과정에서 업체에 과도한 수익 배분 기준(수익 배분 비율 60∼70%)을 적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수탁자인 업체는 지난해부터 2032년까지 투자 수익이 투자금의 2.5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또 수탁자인 이 업체는 해군이 지급한 재료 구입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사적 용도로 사용한 금액을 해군에 영업 운영비로 부정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사원은 해군에 국유 재산 관리위탁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하고, 계약 조건을 위반한 수탁자와 계약 해지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해군은 "감사 결과를 존중하며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비위 행위자에 대해 직위 해제 조치하고, 현재 군 수사 기관의 수사와 징계 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고, 다른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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