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봉마을은 70살도 청년”…초고령화가 바꾼 농촌 청년회
[앵커]
전북 장수의 한 마을은 청년회원 가입 연령을 일흔 살로 높이기 위해 최근 청년회 정관을 바꿨습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고령화한 농촌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서승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뒤편으로 달걀 모양의 봉우리, '알봉'이 있는 마을입니다.
최근 주민들이 마을 발전을 위해 이 봉우리 이름을 따서, 청년회를 꾸렸습니다.
그런데 회원 가입 연령이 무려 일흔 살입니다.
[주봉길/61살/알봉청년회 총무 : "우리도 젊다. 이런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70세로 정했죠."]
[양덕수/66살/알봉청년회장 : "어쩔 수 없어요, 그게. 동네가 다 나이가들어가지고 저도 66살인데 고참이에요. 참 졸때기, 졸때기에요. 밑이에요, 밑에."]
이 마을도 예전에는 예순 살만 넘으면 어른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습니다.
주민 백여 명 가운데 절반인 53명은 일흔 살이 넘습니다.
[송광렬/58살/알봉마을 이장 : "여기서 일할 수 있는 나이로는 제가 막내죠, 지금. 제 밑으로는 농사짓는 사람이 없어요."]
실제로 알봉청년회가 있는 계남면과 장수군의 60살 이상 노인 비율은 이미 50퍼센트 이상, 한창 일할 나이인 20에서 40대보다 갑절 이상 많습니다.
장수군이 다양한 혜택을 만들어 청년층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성영운/장수군 기획조정실장 : "발전기금 100억 원과 청년활력센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청년 정책들을 발굴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최근에는 청년회에 출향 인사까지 끌어들여 생활 인구를 늘리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이탈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 초고령화로 청년회 모습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승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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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신 기자 (sss485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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