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차례 거절” 끝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져

서한길 2024. 9. 20. 19: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대구] [앵커]

경북 구미에서 의식 저하로 쓰러진 70대 여성이 응급실을 찾아 4시간이나 헤맨 끝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당시 119 구급대가 대구·경북지역 병원 10여 곳에 21차례나 문의했지만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서한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어제 오전 11시 45분쯤 70대 여성이 의식저하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당시 여성은 저혈압과 산소포화도 저하 상태로, 겨우 눈만 뜬채 대답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었습니다.

출동한 119 구급대는 환자 이송을 위해 의료기관과 연결된 소방 핫라인을 통해 가장 가까운 30분 거리의 구미 지역 병원 2곳과 김천 지역 병원에 차례대로 연락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구미의 한 병원은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지만 이미 꽉 차 있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은 패혈증이 의심되는데, 감염내과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119는 이후에도 대구·경북 10여 개 응급의료기관에 21차례 연락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결국, 22번째 연락 끝에 경남 창원의 한 병원에서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고, 구미에서 소방헬기를 띄워 오후 4시쯤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가 쓰러진 지 무려 4시간 만이었습니다.

[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상황관리팀에서 병원을 계속 (연락)했고. 이쪽은 안 돼 이쪽은 안 돼 이쪽은 안 돼 병실이 없다고 해가지고 22번 콜을..."]

하지만, 이 여성 환자는 오늘 새벽 숨졌습니다.

[숨진 여성 유족/음성변조 : "내가 안 당했을 때는 몰랐는데 제가 당했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너무 화가 나고. 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 피해를 안 보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의정갈등에 따른 응급의료 공백사태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한길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현정

서한길 기자 (oneroad@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