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일 '위안부 소녀상' 창고행…설립 6년 만에 왜?
대만에 있던 유일한 위안부 소녀상이 지난 18일 철거됐습니다. 소녀상이 세워진 토지의 소유권이 경매로 넘어갔기 때문인데요. 일제의 만행을 알리던 소녀상은 창고로 보내졌습니다.
베이징에서 이도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게차가 여성의 모습을 한 동상을 들어 올립니다.
천천히 자리를 옮기며 트럭 위에 싣습니다.
이틀 전 대만 타이난시에 있던 위안부 소녀상이 철거되는 모습입니다.
[할머니, 차에 타셔요! 할머니, 저희가 더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게 할게요!]
두 손을 들어 저항하는 대만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 동상은 지난 2018년 8월 세워졌습니다.
피해자의 무력감과 저항 의지, 정의를 갈망하는 기대감 등을 표현했습니다.
대만 최초이자 유일한 위안부 소녀상이었습니다.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 관련 단체가 주도해 설립했습니다.
[마잉주/전 대만 총통 (2018년 8월) : 사과와 배상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일본은 큰 국가입니다. 일본 정부가 이러한 짐을 계속해서 짊어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한 일본 우익인사가 소녀상을 찾아 발길질을 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반일감정이 커지면서 항의 시위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일제 만행을 상징하던 동상은 설립 6년 만에 한 창고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국민당 조직이 소유했던 토지가 한 기업에 경매로 넘어가면서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만에서는 적어도 1200명에 달하는 여성이 일제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만 매체들은 국민당 측이 시 당국에 동상을 놓을 새로운 장소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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