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과학자였던 아버지의 치매…7년간의 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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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사람> 은 심장내과 의사인 샌디프 자우하르가 7년간 알츠하이머를 앓은 아버지를 간병한 기록이다. 내가>
아버지에 대한 회고이자 간병 기록이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시절 가부장적이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나가는 사적인 일기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버지가 쓴 책과 받은 상을 줄줄이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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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프 자우하르 지음 / 서정아 옮김
글항아리 / 348쪽|2만원
<내가 알던 사람>은 심장내과 의사인 샌디프 자우하르가 7년간 알츠하이머를 앓은 아버지를 간병한 기록이다. 존경받는 과학자이던 아버지는 어느 날부터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인들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고, 새로 산 금고 비밀번호가 가물가물했다. 가족사진 속 얼굴들이 문득 낯설게 보였으며, 집을 찾지 못해 길을 잃는 날도 있었다.
책은 치매 환자 보호자가 겪는 일상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정신적 스트레스, 경력 위기, 재정적 어려움 등 치매는 보호자의 삶에도 균열을 낸다. “아버지는 통제가 안 돼” “아버지는 기억도 못 하실걸” “아버지는 지금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야” 등 아버지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본인을 돌아보며 후회한다.
아버지에 대한 회고이자 간병 기록이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시절 가부장적이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나가는 사적인 일기이기도 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대신해 아버지를 기억하기로 마음먹은 저자는 아버지에 대해 아버지 자신보다 더 상세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버지가 쓴 책과 받은 상을 줄줄이 외웠다. 아버지가 당신을 괴롭히는 병보다 더 큰 사람이란 걸 자신을 비롯한 모두에게 상기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책은 치매와 뇌의 기능, 의료 시스템의 공백 등을 객관적인 문체로 전달하는 동시에 아버지에 대한 이해와 아들로서의 슬픔과 극복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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