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콜버스, 호출벨 도입으로 편의성 높여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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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북이면 신대리의 윤경순 할머니(93)는 내수읍으로 볼일을 보러 가기 위해 마을 경로당을 찾았다.
올 연말까지 사업비 2억2800만원 들여 읍면 전 지역 마을 경로당과 마을회관·기차역·행정복지센터·농협하나로마트 등 주요 지점 400여곳에 호출벨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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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벨만 누르면 버스가 경로당 앞까지 오니 이보다 편할 수 없어요”
충북 청주시 북이면 신대리의 윤경순 할머니(93)는 내수읍으로 볼일을 보러 가기 위해 마을 경로당을 찾았다. 윤 할머니가 익숙한 듯 경로당 한쪽에 설치된 빨간색 벨을 누르자 “신대리 경로당에서 어디로 가세요?”라는 상담원의 질문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목적지와 인원을 대답하고 대기 시간을 들은 후 대화를 마무리했다.
윤 할머니는 “눈이 침침해 휴대폰으로 버스를 한번 부르려면 한참을 더듬어야 겨우 통화할 수 있었다”며 “호출벨이 생기고부터는 언제든 부를 수 있고, 출발지를 설명할 필요도 없어 너무 쉽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청주시(시장 이범석)가 청주콜버스에 호출 버튼을 도입하며 농촌 어르신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청주콜버스는 일정한 노선과 운행시간표 없이 이용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를 말한다. 2010년 10월 흥덕구 오송읍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청주 지역 읍면 전체로 운영을 확대하며 대표 농촌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어플리케이션(앱)이나 전화로 호출하면 기존 공영버스 승강장과 경로당·마을회관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령층이 많은 농촌 지역에서는 호출 방법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휴대폰에 익숙지 않아 앱 사용은 엄두도 못 낼 뿐 아니라 전화 통화를 하더라도 귀가 어두워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주소나 정거장 번호를 정확히 알지 못해 이용에 애를 먹었다.
남양현 신대리 부녀회장(77)은 “전화로 버스를 부르지 못한 어르신은 마을 주민에게 호출을 부탁하거나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렵게 호출하더라도 소통이 잘 안돼 버스가 엉뚱한 곳에 도착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고자 시는 7월부터 청원구 내수읍과 북이면에 호출벨을 설치해 시범 운영을 마쳤다. 올 연말까지 사업비 2억2800만원 들여 읍면 전 지역 마을 경로당과 마을회관·기차역·행정복지센터·농협하나로마트 등 주요 지점 400여곳에 호출벨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읍면 전 지역에 호출벨을 설치하는 것은 청주시가 전국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공영버스 승강장에도 방수 기능을 갖춘 호출벨을 설치해 주민들의 귀가 편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호출벨 설치를 반기면서도 버스를 부른 사람만 태워 가는 현재의 운영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강호립 신대리 이장(71)은 “버스를 부르고 20~30분을 기다리다 보면 같은 방향의 주민이 모일 때가 있지만, 버스를 부르지 않은 사람은 탑승을 거부당해 운전기사와 실랑이가 벌어진다”며 “따로 부르지 않아도 방향이 같으면 함께 태우고, 가는 도중 버스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사람까지 태워 운영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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