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3년 늘린 중국…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청년도 장년도 반발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법정 은퇴 연령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중국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조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통과된 정년 연장안에 따르면, 남성 근로자의 법정 퇴직 연령은 내년 1월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여성 근로자는 기존 최대 55세에서 58세로 늘어난다. 중국 당국은 70년 동안 유지한 정년이 OECD 38국의 평균(남성 64세, 여성 63세)보다 크게 낮았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청년들은 취업난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금 수령 시점이 늦춰진 장년층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이 갑작스럽게 정년 연장 카드를 꺼낸 이유는 최근 저출산과 노령화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데다 연금 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35년쯤 4억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를 200만명 초과했을 정도로 인구 감소세도 가파르다. 중국 연금 재정 고갈이 이번 정책의 진정한 이유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SCMP는 이번 정년 연장 정책으로 근로자들의 연금 납부 기간이 15년에서 20년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정년 연장에 반기를 드는 중국 청년들은 취업 시장의 ‘세대 교체’가 느려져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고령 근로자들 또한 연금 수령 시기가 늦춰지니 불만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10년 안에 80세까지 은퇴를 연기하는 법안이 또 나올지도 모른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SCMP에 “(중국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퇴직 연령을 조정할 수 있는 ‘황금 기회’를 놓쳤다”면서 “그때만 해도 중국 경제가 상승세였고, 일자리가 많아 모두가 정년 연장에 만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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