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金, 부적절한 처신 사과해야”…악화된 여론에 커지는 ‘김건희 자중론’

박나영 기자 2024. 9. 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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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도덕적 잘못 있어…대외적 행보 자중‧자제해야”
“김 여사 등장이 지지율에 도움될 것이란 생각은 너무 초보적”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김건희 여사가 9월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추석 연휴 전후로 잇단 공개 행보를 보이면서 여권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통과된 19일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체코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와 하와이 방문 이후 2개월 만의 해외 순방이자 19번째 해외 순방이다.

김 여사는 '디올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후 공식 행보를 자제해 왔지만 검찰이 지난달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놓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영부인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제2부속실을 조속히 설치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동시에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자중'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특검법이 위헌적 요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건희 여사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전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의도, 근거가 있든 아니든 의혹들에 휩싸여 있는 것은 김 여사가 자중해야 할 부분"이라며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김 여사의 여러 대외적 행보는 자중과 자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진 전 의원 또한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공개 행사) 등장을 줄이는 게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며 "1년 365일 중 360일을 고아원 등 어려운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계속해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월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애국가가 연주되자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제2부속실 운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마포대교 시찰을 나간 것은 이제까지 못 보던 영부인의 모습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파악하기로도 비판적인 평가가 많다"며 "대통령실에서 민의를 잘 수렴해 영부인이 움직이는 데 나름대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서도 "제2부속실장도 사실상 내정된 상태 아닌가. 인원은 다 정비가 된 걸로 알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든가 영부인에 대한 민심 동향을 아주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은 민정수석실에서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최근 MBC 라디오에서 "김 여사 주변에 있는 참모라는 분들이 대통령실에 마이너스, 김 여사에게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그런 행동들만 해온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김 여사를 등장시키는 게 지지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정치적으로 너무 초보적인 것"이라며 "여사 주변에 정무적인 판단을 하는 분들에 대한 판단부터 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단 제2부속실 말만 하지 말고 빨리 설치해야 한다. 특별감찰관도 임명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해야 할 걸 하고 난 다음에 영부인의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조속히 제2부속실을 설치했으면 좋겠다"며 "여사도 당연히 영부인으로서 공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한번 맺고 끊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법률적 판단은 끝났지만, 정치적인 판단이 남아있으니 여기에 대해 당당하게 여사로서 국민들에게 어떤 행동이었고 앞으로는 잘하겠다는 입장을 말한 다음에 공개 행보를 하면 국민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전날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에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뿐 아니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공천 개입 의혹까지 수사대상으로 명시됐다. 야권의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제기 등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부정 여론이 확산되는 탓에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여권에서도 부담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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