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연전’ 우천 취소·더블헤더로 구상 꼬인 두산··· 이승엽 “이틀 동안 3연투는 힘들다··· 일단 1차전부터 이겨야”
20일 잠실에서 예정이던 두산과 LG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21일 더블헤더 편성이 됐다. 이날까지 3위 LG와 2경기 차, 마지막 3위 도전 위해 시리즈 스윕에 사활을 걸었던 두산으로선 하늘이 야속할 법도 하다. 어차피 같은 조건이라고 하지만 LG는 전날 부산에서 경기를 치르고 서울로 올라왔다. 같은 잠실에서 전날 경기를 치른 두산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유리하다. 더블헤더가 되면서 불펜 총력전도 여의치 않게 됐다. 하루 2경기를 포함한 불펜 3연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날 잠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신경 쓰지 않는다. 하늘의 뜻을 저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내일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곽빈이 선발로 나서는 1차전 필승 의지 또한 다졌다. 이 감독은 “에이스가 나가는 만큼 1차전에 일단 포커스를 두고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차전 선발은 김민규가 예정이다. 이번 시즌 선발로는 3차례만 등판했다. 2차례 5이닝을 던졌고, 1차례는 2.1이닝만 던졌다. 상황에 따라 조기 불펜 투입도 필요한 경기다.
3연전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불펜 필승조를 3경기 모두 투입하기는 어렵다. 체력 부담이 크고 이후 일정도 생각해야 한다. 22일 경기를 치러야 하고, 원래라면 휴식일인 23일에도 추가 편성 경기가 있다. 잠실에서 SSG와 맞붙는다. 그리고 다시 24일 NC와 경기를 치러야 한다. 21일 하루 2경기를 포함해 나흘 동안 다섯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다.
이 감독은 더블헤더 포함 3연투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하루에 2경기를 던지고 그다음 날을 던지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난색을 보였다. 다만 하루 두 경기 등판에 대해서는 “선수 컨디션도 봐야 하고, 저나 투수코치끼리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닝 파트에서 두 경기를 모두 던질 몸이 될지를 체크해야 한다. 되도록 안 나가야 하고, 한 경기만 나가는 게 좋다”면서도 “상황이 온다면 모두 경기에 나설 준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곽빈의 선발 등판이 하루 밀리면서 4일 휴식만 취하고 26일 경기(부산 롯데전)에 선발로 나가야 하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베테랑들을 주축으로 선수들이 다시 힘을 내는 건 고무적이다. 전날 양의지와 김재환, 김재호 등 야수 최고참 3명이 나란히 4타수 2안타씩을 때렸다. 이 감독은 양의지와 김재환을 칭찬하며 김재호에 대해서도 “힘들 때마다 (김)재호가 해준 게 많다”며 “지금 같은 시즌 후반에는 한 경기, 한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경험으로 이겨내야 한다. 신예들보다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금 연승 기간이기도 한 만큼 스타팅 라인업에 크게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아 (김재호 등이) 계속 뛰고 있는데 워낙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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