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인수전에 고려아연·영풍정밀↑… 한투·NH아문디 ETF도 '들썩'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연일 급등세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주가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당 종목들을 포함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상장지수펀드)도 관심을 받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2만8000원(3.96%) 오른 73만5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고려아연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38.94% 오른 바 있다.

이날 영풍정밀은 전 거래일 대비 4720원(29.82%) 오른 2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정밀은 지난 19일에도 상한가 마감한 바 있다. 영풍정밀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24.10% 올랐다.

두 종목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상황에서 해당 종목을 포함하고 있는 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도 있다. 주당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가격 부담이 커지는 단일 종목대신 ETF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포트폴리오 편입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해당 ETF들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률도 상승세다.

한투운용의 ACE(에이스)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20일 기준 영풍정밀을 5.06% 비중으로 포함하고 있는 ETF다. 그 외 구성종목은 세아제강지주(9.26%), 영원무역홀딩스(8.16%), 더블유게임즈(6.87%), 쿠쿠홀딩스(6.16%) 등이다.

해당 ETF는 영풍정밀이 급등세를 보였던 최근 1주일동안 2.94%의 수익률을 냈다. 순자산은 151억원을 기록 중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하나로)주주가치성장코리아액티브 ETF는 고려아연을 포함하고 있는 ETF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ETF는 고려아연을 4.07% 비중으로 포함하고 있다. 그 외에는 현대차(6.37%), SK스퀘어(6.16%), 기아(5.84%), 삼성생명(4.68%)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ETF는 최근 일주일 동안 1.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130억원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한가에 도달한 개별종목에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 대응하기는 쉽지 않지만 ETF 상품을 활용하면 포트폴리오 편입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최근 MBK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가가 급등하며 해당 종목들을 포함한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MBK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고려아연 주식 약 14%를 매입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는 50%에 육박하는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획득하게 된다"며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공개매수 저지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MBK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점점 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등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당분간 급등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산업 성격을 감안해서 울산시를 포함한 정치권에서는 공개매수에 대한 반대 의견이 형성되고 있고 최윤범 회장 측도 대항 공개매수 혹은 추가 우호 세력 확보를 통해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개매수 기간까지의 주가 흐름과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 최윤범 회장의 대응 전략 등에 따라 고려아연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