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진우스님 “매일 5분씩 ‘우선 멈춤’ 해보세요…행복해집니다”
9월27일~10월1일 국제선명상대회 열어
“절망적이고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한숨을 푹 쉰다든가 하면서 한순간 쉬어주잖아요. 이렇게 잠시 멈춰주는 훈련을 석달쯤 하면 치우치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돼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선명상을 일단 체험하면 효과가 있다는 걸 누구나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선명상 체험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국제선명상대회를 1주일 앞두고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조계종이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전국 주요 사찰과 학교 등지에서 여는 국제선명상대회는 ‘모두가 함께 선명상 즐기기’란 기치 아래 축제처럼 진행된다.
조계종 최고 행정 책임자인 총무원장이지만 선명상에 대한 불교만의 배타적 접근엔 거리를 두려 했다. “불교란 특정 종교로 접근해선 안 돼요. 선명상은 어떤 종교나 정파, 지역을 떠나 개인 각자가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국민체조 하듯 누구나 매일 5분씩 ‘우선 멈춤’ 하고 명상한다면 신체적으로 건강해지고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사회 범죄율도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다”고 했다. “선명상을 해보지도 않고 상상만으로 ‘될 거다, 안 될 거다’ 하지 말고 일단 해보면 효과를 알게 됩니다. 맛을 봐야 맛을 알지요.”
진우스님은 ‘전 국민 하루 5분 명상’을 제안했는데, 선명상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선명상의 기본 원리는 마음을 고요히 하는 건데, 하루 단 5분만 매일 지속하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겁니다.” ‘우선 멈춤’ 훈련의 예방 효과도 강조했다. “타인이 내게 욕을 하면 이를 인지하는 데 0.2초가 걸리고, 반박 행동을 취하는 데까지는 5초가 걸려요. 이때 감정을 자제하고 우선 멈추면서 대처하는 훈련을 해나가면서 차츰 명상의 질을 높여나가는 거죠.”
‘선명상’은 진우스님이 2022년 총무원장 취임 이후 역점을 둬온 사업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선명상의 최정점, 끝판왕은 간화선”이라며 “간화선을 매개로 하는 선명상이 마음 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하는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에선 진우스님이 직접 무대에 올라 5분 명상을 선보인다. 2만5000여명이 동시에 도심 한복판에서 5분간 침묵 속에 명상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조계종은 이날 108가지 선명상 프로그램이 담긴 앱도 공개한다.
대회 기간 전국 11개 주요 사찰에선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우파야 선 센터’ 주지인 로시 조안 할리팩스, ‘마인드 & 라이프’ 의장인 툽텐 진파, 명상 프로그램 ‘SIY’ 개발자 차드 멩 탄, 풀럼빌리지 발행 잡지 ‘마인드풀니스 인 벨’ 편집장 팝루스님, 수행 안거센터 운영자 직메 린포체 등 5명의 국외 선명상 전문가가 지도하는 명상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0월1일엔 서울 봉은사에서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
다음 달 진우스님이 미국을 방문해 선명상 보급에도 나선다. 명상과 의학을 접목한 존 카밧진 박사와 대담하고 예일대에서 특강도 한다. 뉴욕 유엔(UN) 본부를 방문해 5월21일(잠정)을 ‘세계 명상의 날’로 지정할 것도 제안할 예정이다. 앞서 양자역학 권위자 메나스 콘스탄틴 카파토스 박사와 ‘선명상과 양자역학의 대화’를 주제로 공개 대담도 연다.
“양자역학 기본 원리가 중첩과 얽힘 현상인데, 불법과 너무나 비슷해요.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러니까 보면 색이 되고 보지 않으면 공이 된다는 가르침이 곧 중첩입니다. 불법이 얘기하는 인연과 연기가 곧 얽힘 현상이고요.” 진우스님은 덴마크 물리학자 닐스 보어(1885~1962) 등 양자역학자들의 이론을 거론하며 불교와 양자역학의 유사성을 설파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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