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고려아연…영풍정밀, MBK·장형진 영풍 고문 등 검찰 고소

김경학 기자 2024. 9. 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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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사 제공

영풍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 김광일 MBK 부회장, 영풍의 사외이사 3인(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 박정옥 설원복지재단 이사, 최창원 전 국무총리실 제1차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영풍정밀은 영풍이 MBK와 맺은 주주 간 계약으로 인해 영풍 법인이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이번 계약으로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MBK가 우선매수권을 가져 회사 이익이 침해됐다는 것이다. 영풍정밀은 장 고문이 이러한 계약 체결을 주도했고 사외이사 3인이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도 MBK·영풍의 공개매수 대상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정밀의 최대 주주는 최 회장의 모친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다. 최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영풍정밀 경영을 맡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MBK는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 이후 고려아연이 투자한 38개사 중 30개에서 순손실이 났다며 고려아연 측을 거듭 압박했다.

MBK는 전날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고려아연이 비정상적 기업 의사결정구조로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6%, 차입금의존도는 10%로 매우 튼튼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고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했다.

영풍그룹은 공동 창업주 고 장병호·최기호 회장의 후손들이 운영하고 있다. 장씨 일가는 영풍문고와 전자계열사를,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포함한 비철 분야 계열사를 맡았다. 2022년부터 창업주 3세 최윤범 회장 주도로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며 지분 관련 분쟁이 시작됐고, 영풍이 지난 2월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를 표명하며 갈등이 본격화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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