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때려주세요”…10대 알바생 속옷 들어올려 추행한 음식점주

점주 측 “젊은 세대서 유행하는 장난…추행 아니다”
1심 재판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픽사베이

10대 아르바이트생의 속옷을 잡고 위로 힘껏 잡아당기는 수법으로 추행한 30대 음식점주와 20대 종업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형사1부(이민형 재판장)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위계 등 추행), 성폭력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음식점주 A(35)씨와 종업원 B(27)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함께다.

강원 평창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와 그의 처남이자 종업원인 B씨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인 C(17)군을 2022년 8월5~21일 간 3차례에 걸쳐 공동 추행하고, 1차례씩 개별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B씨는 '우리만의 놀이 문화가 있으니 해보자'는 제안을 C군이 거절했음에도 추행을 강행했다. 이들은 C군에게 주방 선반과 냉장고를 양손으로 잡게한 뒤 그의 바지와 속옷을 뒤에서 힘껏 끌어올려 속옷이 성기와 엉덩이에 끼게 하는 수법으로 추행했다. C군이 해당 음식점에 일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자신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워하는 점을 악용한 범행이었다.

기소된 A·B씨는 재판 과정에서 미성년자 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로서 장난에 불과하다"면서 "성적인 목적이 없었던 만큼 위력을 행사해 추행하거나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A·B씨)은 C군과 나이 차이가 있고 외관상 체격 차이도 상당하다"면서 "음식점 업주로서 피해자인 C군의 고용관계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이 사건 행위에 있어 위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해자는 '차라리 때려달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행위로 인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피고인들에게 성적 목적이 없었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추행에 해당한다.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A·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