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서울교육감 선거 단일화 삐걱…줄잇는 단독 출마 선언에 무산 위기
양 진영 모두 오는 25일 단일 후보 발표 예정
다음달 16일인 서울시교육감 보궐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에 혼선을 빚고 있다. 단일화 논의에서 이탈하는 후보들이 속속 나오면서 양측 진영 모두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를 이루면서 당선자를 배출했던 진보 진영이 이례적으로 단일화에 실패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진보 측 후보로 분류되는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은 20일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가 주최하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년 전 선거 비리로 당선 무효형을 받은 곽노현 전 교육감이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김 전 총장 회견에서 “민주진보 공동체 내에서 부적격 출마자를 가려내는 자정능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했으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모든 민주진보 출마자들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필승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단일화를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 외에도 진보 측에서는 여러 후보들이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고, 단독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앞서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도 ‘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단독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소설 ‘범도’, ‘랍스터를 먹는 시간’의 작가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도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은 채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 의지를 밝혔다. 노무현 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도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추진위에 참여해 경선에 참여할 예정인 진보 측 후보는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5명이다. 추진위는 오는 21~22일 1차 추진위원 투표를 실시해 3명의 후보를 추린 뒤 24~25일 2차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확정하고, 25일 오후 8시 발표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과 친일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한 준엄한 심판과 서울혁신교육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열망을 모아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를 탄생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 측으로 분류되는 후보들 중에도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는 후보들이 존재한다.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합위)라는 명칭의 단일화 기구가 주도하는 경선에 참여하는 보수 측 후보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 3명이다. 이들 외에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 김영배 전 상명대 특임교수 등이 단일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고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이날 통합위는 21∼22일 여론 조사를 한 후 25일 오전 11시에 단일 후보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경선에 참여하는 보수 후보들 사이에 서로 이견이 있었지만 세부 여론조사 방법 등에 관해 이날 전원 합의가 이뤄졌다고 통합위는 설명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오는 26∼27일까지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며, 다음달 11∼12일 사전투표, 16일 본투표가 이뤄진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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