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고장·중단·철수...후쿠시마 핵연료 잔해 제거 ‘하세월’

홍석재 기자 2024. 9. 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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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안에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데브리) 제거용 장비를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10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 장비를 투입해 핵연료 잔해 일부를 반출하는 시도에 나섰다.

이 장비로 수거 가능한 핵연료가 3g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고 이후 13년 만에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원자로 격납 용기와 압력용기 쪽에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를 처음 꺼낸다는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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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잔해 반출 중단 장기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안에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데브리) 제거용 장비를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880여t에 이르는 연료 잔해 제거 시도가 첫 단계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 반출용 장비를 원자로 격납 용기에서 꺼내기로 19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10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 장비를 투입해 핵연료 잔해 일부를 반출하는 시도에 나섰다.

이 장비는 최대 22m 길이의 낚싯대 모양으로, 속이 빈 다섯개의 파이프를 이어붙인 뒤 그 안으로 잔해 수거 장비를 투입하게 돼 있다. 이 장비로 수거 가능한 핵연료가 3g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고 이후 13년 만에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원자로 격납 용기와 압력용기 쪽에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를 처음 꺼낸다는 의미가 있었다.

일본 도쿄전력이 19일 공개한 핵연료 반출장비의 카메라 상태.

도쿄전력 쪽은 원전 2호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원격 조종실’을 마련하고, 반출 장비 끝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현장 상황을 확인하며 잔해를 꺼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7일께 해당 장비 끝에 달린 카메라 네 대 가운데 1∼2번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현장 영상 대신 ‘컬러바’만 나타나고 있는데, 도쿄전력은 케이블이나 연결 단자 등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회사 쪽은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이 더 진행될 수 없다고 판단해 장비를 아예 원전 격납고에서 빼내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격납 용기 내부가 사우나 같은 상태로 (장비에) 수분이 유입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2호기 격납 용기 내부 온도가 매우 높은 데다, 연료 찌꺼기를 식히기 위해 주입하는 물 때문에 습도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다만 도쿄전력 쪽은 지난 19일 장비 철수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카메라와 연결 케이블 모두 방수 기능을 갖춘 것을 사용하고 있지만, 수분 유입 등 여부도 함께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잔해 반출 장비를 격납 용기에서 완전히 빼내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하면 카메라 교체 등 조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장비를 원전 내부에서 완전히 빼내게 되면, 다시 반출 작업을 시작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쿄전력은 이미 지난달 22일 같은 장비를 활용해 첫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작업자 실수로 낚싯대에 해당하는 다섯개의 파이프가 엉뚱한 순서로 끼워진 게 확인되면서 반출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는 카메라가 말썽을 부리면서 잔해 제거 시도가 다시 미뤄지게 됐다. 아사히신문은 “관련 작업이 착수 전 단계로 돌아가게 되면서,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 중단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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